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고 좌석이 없으면 들고 다닌다. 18일 오전 서울역행 경의선 전동차에서 외국인 뮤지션이 나무 의자에 앉아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 들고 다닐 땐 거추장스럽던 공연용 소품이 빈 자리 없는 전동차에선 훌륭한 지정석이 됐다. 민폐라며 인상을 찌푸리는 승객도 있었지만 복잡한 구간을 지났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가뜩이나 지하철 좌석 다툼이 빈번한 요즘,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나만의 휴대용 좌석도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 아닌가. 빈 자리 날 때마다 신경전을 벌이거나 의자 차지하기 게임을 할 필요 없을 테니.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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