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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에 금 간 연준

입력
2015.09.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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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의장 오락가락 시그널에

"시장 불확실성만 증폭" 지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신뢰도가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리 정상화(인상)을 언급했음에도,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시장 상황을 이유로 발을 뺐기 때문이다. 오락가락하는 엇갈린 시그널도 시장의 불확실성만 증폭시킨다는 불만이 상당하다.

알렉스 니콜스코 르제프스키 미 리하이대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미 포춘지 기고에서 “언제나 일을 미룰 때 구실을 찾을 수는 있다”면서도 “연기하려면 전보다 더 강력한 통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업률, 경제성장률 등 조건이 갖춰졌고 시장이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었음에도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사실 미국 금리인상은 지난달 초만 해도 이번 FOMC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7월부터 시작된 중국 증시 폭락이 8월까지 거듭 이어지면서 그 충격이 주변 신흥국으로 번지자 분위기가 급 반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중심으로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미국이 금리인상을 지연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은 9월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서로 엇갈린 발언을 하며 시장에 혼선을 줬다. FOMC 성명에 전례 없이 ‘글로벌 경제 부진’을 금리 동결 사유로 제시한 것을 두고도, 연준에 법적 임무로 부여된 ‘고용’ ‘물가' 두 기준을 저버리고 시장 상황을 쫓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중함은 얻었을지 몰라도 ‘신뢰’는 잃었다”며 “내년까지 금리인상이 지연된다면 신뢰도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연준 신뢰도까지 문제 삼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은 일부 개선이 됐지만 물가가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신뢰도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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