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후 3000 초반서 횡보
거래대금 급감… 수출입액도 줄어
美 금리인상 시점까지 '좌지우지'
세계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봤던 17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 ‘동결’로 결론 나자, 시선은 다시 중국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위기가 현실화할 지 우선 관심이고, FOMC의 금리인상 시도가 ‘중국에 발목 잡혔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국 경제가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괴력이 재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불안한 요소는 역시 위기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증시다. 6월 5,000선 초반까지 치솟았던 상하이 증시는 두 달만에 3,000선 초반으로 급전직하하다 이달 들어 큰 움직임 없이 3,000 초반대에서 횡보 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언제 다시 추락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상하이 증시 거래대금은 1조 6,907억달러로 전달보다 35% 급감, 거래대금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뉴욕증시에 내줬다. 당국의 거듭된 부양책에도 불구,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물경기 역시 심상치 않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1조2,0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줄었다. 수입액은 8,361억 위안으로, 14.3% 감소했다. 지난달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기준치인 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방정부 부채 과다나 그림자 금융(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 부실 등 숨은 문제도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이 같은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은 ‘중국’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지만 “최근 세계 경제ㆍ금융 상황이 경제활동을 상당히 제약할 수 있고 가까운 시일에 물가상승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중국 경기에 대해 “대부분 분석가들의 예측보다 더 급작스러운 둔화 위험이 있을 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밝혀 경착륙 가능성도 열어 뒀다.
결국 앞으로 몇 달 간 중국 경제가 회복하느냐 마느냐에 연준 금리인상 시점 또한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제는 연준의 금리 결정이 미국 내 통계수치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지구 반대쪽(중국) 경제에도 영향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 중인 중국 경제는 직접적으로 세계 경기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미 금리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큰 파급효과를 행사하는 셈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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