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 사건의 용의자 김일곤(48)의 호주머니에서 자신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적은 메모지가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0여 명의 이름과 직업을 적은 가로·세로 15㎝ 크기의 메모지 2장을 김씨의 옷 주머니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메모지에는 의사와 판사, 형사, 간호사 등 28 명의 명단과 이들의 근무지를 적어두었으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나 '간호사' 등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치료한 의사와 돈을 갚지 않은 식당 여사장, 과거 조사를 받았던 형사 등을 적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메모지 명단 중 실제로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없었다"며 "아직은 허무맹랑한 계획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한 "이것들 다 죽여버려야 한다"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2시 9분쯤 충남 아산시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A(여·35)씨를 납치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실종된 지 이틀 만인 지난 11일 오후 2시 50분쯤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흰색 SUV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벌거벗겨진 채 불에 그슬려 있었고, 목과 왼쪽 옆구리 등에 칼에 베인 상처가 있었다.
도주 중이던 김씨는 17일 오전 성동구 한 동물병원에서 흉기를 들고 "안락사용 약을 달라"고 요구하며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온라인뉴스팀 onnew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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