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대도(大盜) 조세형(77)씨가 출소 5개월 만에 또 다시 귀금속 도난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조씨를 훔친 귀금속을 취득하고 판매한 혐의(장물취득 및 알선)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용산구 한남동 고급빌라에서 다이아몬드 등 반지 8개와 명품시계 11개 등 시가 7억6,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도난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귀금속을 현금화하기 위해 장물아비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장물 취급하는 곳을 수소문한 끝에 한남동에서 도난당한 다이아몬드와 시계의 흔적을 찾았다. 그리고 이 장물을 가장 처음 팔아 넘긴 사람을 잡고 보니 조씨였다.
조사결과 조씨는 장물 5점을 다른 장물아비에게 팔아 현금 4,2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장물을 취득하고 팔아 넘긴 사실은 인정했지만 귀금속을 직접 훔쳤다고 진술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1970~80년대 대도로 불린 조씨는 1982년 검거된 뒤 15년 만에 출소, 종교인으로 변신해 선교활동을 하며 경비업체 자문위원으로 일하는 등 새로운 삶을 사는 듯했다. 하지만 2001년 선교차 방문한 일본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혔고, 2011년에는 금은방 주인과 가족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또 2013년에는 서울 서초동의 한 빌라에 침입해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올해 4월 출소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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