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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화] 해녀들에게 감사하라: 전복 톳 돌솥밥

입력
2015.09.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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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말고기, 귤, 표고버섯, 돌소금, 옥돔…. 임금에 진상하던 제주의 귀한 식재료들이다. 요즘 나는 다큐멘터리 촬영 때문에 진상품을 찾아다니고 있다. 첫 번째로 제주의 보물을 찾아 나섰다. 제주 진상 식재료 중에서도 귀하기로 소문난 전복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요즘은 전복양식이 보편화 돼 조금은 흔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전복’하면 여전히 귀하고 비싸단 인식이 있다. 하물며 자연산 전복은 어떻겠는가? 전복에 대한 나의 어릴 적 기억 중 하나는 ‘껍데기’다. 어머니가 전복을 사오시면 살은 발라서 회나 죽으로 먹고, 껍데기 대여섯 개를 모아 전복 가게에 갖다 줬다. 그러면 껍데기를 전복 한두 개로 바꿔줬다. 자개품을 만드는 데 전복 껍데기가 사용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때는 양식이 없어서 전부 자연산이었다).

전복은 ‘빗창’이라는 약 30㎝ 정도의 길쭉하고 단단한 무쇠 칼을 사용해 채취한다. 특히 전복은 오로지 해녀의 손으로만 채취가 가능한데, 전복이란 놈이 워낙 힘이 강해서 바위에 한번 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바위에 붙은 전복 바닥에 빗창을 쑥 넣어서 한 번에 떼어내야 한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전복이 빗창과 함께 바위에 다시 붙어 버리는데, 이런 경우 이전보다 작업이 더 힘들어진다. 전복 채취에 욕심을 부리다 결국 숨이 부족해 목숨을 잃는 해녀들도 많다. 그래서 전복채취는 해녀들에게도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다. 조선 정조 임금은 제주 해녀의 피폐한 삶에 유독 신경을 많이 썼다. 해녀들의 고충을 알게 된 후부터 진상품에서 전복을 제외하고 먹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번 제주도 편을 촬영하면서 ‘내가 자란 제주에 대해 참 몰랐구나. 등잔 밑이 어둡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라산 중턱 영실에 50년이 넘은 표고버섯 연구소(개인 운영이긴 하지만)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또 태흥마을이 ‘옥돔마을’이라 불리게 된 것도 이곳 마을에서 잡은 옥돔을 임금 진상한데서 유래됐다는 것. 그리고 ‘소금빌레’(바닷가 넓은 바위를 일컫는 제주 방언)라는 돌소금 염전이 있는 것도 이번 촬영을 하면서 처음 알았으니 말이다. 촬영을 계기로 제주를 더 깊이 알 수 있어서 뜻 깊었다. 마치 가족 간 모르고 지냈던 부분을 알게 돼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가족들을 위한 건강식을 소개해 본다.

요리하는 배우

● 전복 톳 돌솥밥(4인 기준)

재료: 쌀 종이컵 2컵 1/2, 전복(손바닥 반 크기) 4마리, 마른 톳 35g, 버터10g, 파 1/4개, 식용유

양념장: 간장 10 큰 술, 까나리 액젓 1 작은 술, 다진 파 1 큰 술, 다진 마늘1/2 큰 술, 설탕 2 작은 술, 깨소금 1 큰 술 ,참기름 1 큰 술, 고춧가루 1 작은 술

● 조리방법

1. 전복을 씻어 살과 내장을 분리한다. 살은 손가락 반마디 크기로 깍둑 썰고 내장은 다진다.

2. 쌀을 씻어 물기를 빼고, 톳은 물에 20분 정도 불린 후 물기를 짜서 송송 썰어 놓는다.

3. 버터와 식용유 약간 두른 솥에 씻은 쌀과 다진 전복 내장을 넣어 2분 정도 볶고 전복 살을 넣어 다시 1분 정도 볶는다.

4. 3의 볶은 쌀에 물 3컵과 톳을 넣고 뚜껑을 덮어 밥을 짓는다.

(솥에서 김이 나면 중약불로 5분, 약불로 5분 간 뜸을 들인다.)

5. 분량의 재료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6. 냠냠. 양념장을 넣어 맛있게 비벼 먹는다. ^^

제주 소금빌레의 모습.
제주 소금빌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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