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4국
백 이동훈 3단 흑 박영훈 9단
장면 8 앞에서 잠깐 ‘박영훈을 이기려면 그가 먼저 공격하게 만들라’는 내용의 ‘필승 비법’을 소개했는데 사실 이 비법은 이동훈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이동훈 역시 형세판단이 정확하고 끝내기 솜씨가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박영훈과 거의 비슷한 기풍이기 때문이다.
백이 전체적으로 실리가 약간 부족한 상황이므로 좌변 흑을 강하게 공격해서 이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박영훈이 1, 3으로 두었을 때 4가 느슨했다. 지금은 참고1도 1로 좀 더 강력하게 차단해서 흑을 계속 괴롭혀야 했다.
5 때 6으로 물러선 것도 역시 너무 점잖았다. 즉각 참고2도 1, 3으로 끊어서 흑돌을 양분했어야 했다. 아래쪽 흑이 살아가더라도 위쪽 흑 두 점만 잡으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했다. 한데 실전에서는 반대로 흑이 위쪽을 선수로 연결한 다음 9부터 15까지 아래쪽마저 확실하게 살아 버렸으니 백이 공격을 통해 얻은 게 별로 없다. ‘박영훈을 이기는 비법’이 이동훈에게도 역시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이 실전진행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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