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 상승 부진과 글로벌경제 불안을 들어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 금리의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7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FOMC는 성명에서 "가계소비와 기업투자가 완만하고 증가했고, 주택시장도 개선됐다"며 "경제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견고한 고용증가 및 실업률 감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며 긍정적 평가를 유지했다.
연준은 그러나 고용과 함께 금리 결정의 양대 판단요소인 물가에 대해선 "에너지 및 비(非)에너지 수입가격 하락으로 장기목표치를 계속 하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 "최근의 세계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활동을 다소 위축시켰고 단기적으로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 요인에 저물가뿐 아니라 해외경제 상황이 명시적으로 추가된 셈이다. 이날 금리동결 결정에는 FOMC 위원 10명 중 9명이 찬성했고,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는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이날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현황을 보면 연내 인상을 예상한 위원 수는 지난 6월 15명에서 13명으로 줄었고, 동결 전망은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6월에는 없었던 연내 금리인하 전망도 1명 나왔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지난 6월 전망 때의 1.8~2.0%에서 2.0~2.2%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4~2.7%에서 2.2~2.6%로 낮췄다.
연준은 그러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연준은 성명에서 "(해외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경제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고용지표는 FOMC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진행될 모든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논의될 수 있다"며 10월 또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밝혔다. 옐런은 10월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도 했다. 시장은 10월 FOMC 회의는 통상 의장 기자회견 일정이 없어 금리 인상 결정 가능성을 낮게 봐왔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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