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스에 인수 앞두고
직원 900명 중 400명 해고
사명·브랜드 변경 가능성도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에서 인수를 추진 중인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이 직원 절반 가량을 정리 해고했다. 컨소시엄 측은 팬택 인수 후에도 국내 휴대폰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사명과 브랜드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팬택’이라는 이름을 더 이상 접하기 힘들 수도 있다.
17일 팬택에 따르면 팬택 경영진은 16일 남아있는 직원 900여명 가운데 약 400명에게 퇴사 조치를 통보했다. 해고 통보를 받은 팬택 직원들은 18일까지 모두 퇴직원을 제출하고 다음달 23일자로 퇴사 처리된다. 퇴직금은 기존 사규대로 11월 초에 지급될 예정이다. 해고 통보를 받은 한 팬택 직원은 “전 직원이 고용 유지에 관한 처분을 회사와 인수자 측에 일임해서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며 “해고를 예상하지 못한 일부 동료들은 희망이 꺾여 불만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팬택은 더 이상 국내에서 휴대폰을 만들지 않을 방침이다. 옵티스 컨소시엄이 김포공장을 인수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휴대폰은 중국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관계자는 “인수자 측이 인도네시아에서 LTE 사업을 할 예정이어서 이곳에 통신장비를 납품할 때 팬택이 저가 휴대폰을 만들어 함께 공급할 예정”이라며 “관련 휴대폰은 모두 중국에서 생산하고 팬택 브랜드를 붙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옵티스 컨소시엄은 사명 변경과 팬택의 대표 브랜드 ‘베가’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 측 관계자는 “새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는 게 나을지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지난 7월 팬택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시장을 목표로 연구개발 인력 등 400여명과 브랜드, 특허권만 약 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국내 사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승계인원을 100여명 늘리고 휴대폰 연구개발에 필요한 일부 설비와 서비스(AS)센터 20여 곳을 추가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 인수대금도 460억원 정도로 늘어 원래 이달 4일로 예정됐던 인수대금 납부 기일을 다음달 8일로 연기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