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횡령 둘러싼‘피죤家 남매 소송전’남동생 승리
이윤재 피죤 회장의 ‘100억원 횡령’을 둘러싸고 벌어진 두 자녀 간 소송전에서 남동생 이정준씨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전현정)는 피죤 주주 대표인 남동생 이정준씨가 누나 이주연 대표를 상대로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이 대표는 회사에 4억2,582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앞서 피죤은 이 회장이 횡령한 회삿돈 113억원을 물어내라며 지난 2013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주연씨가 별개 법인인 중국 법인 직원들을 마치 피죤에서 일하는 것처럼 직원명부에 올린 뒤 인건비를 지급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이 인정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아버지 이윤재 회장이 구속된 이후 대표이사 지위에 오른 주연씨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인건비 대납을 계속 승인했을 수 있다”며 “스스로 이익을 취한 것은 없는 점을 고려해 책임은 7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윤재 회장은 2011년 회사 직원을 청부 폭행해 10개월을 복역했다. 그때부터 딸 주연씨가 대표이사로 경영을 챙겼다. 하지만 이 회장은 2013년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주연씨는 법정에서 “동생이 피죤 주식을 13세 때 취득하는 등 실제 주주가 아니고 아버지 주식의 명의상 주주”라며 소송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정준씨가 주식을 취득할 당시 이윤재 회장이 주식을 아들에게 증여할 의사가 있었을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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