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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문제·각종 규제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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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문제·각종 규제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위축"

입력
2015.09.1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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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호샤 한국 GM사장.
세르지오 호샤 한국 GM사장.

“한국지엠(GM)은 지난 5년간 인건비가 50% 이상 증가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GM 자동차는 1대당 제조비가 1,000달러가 넘어 GM의 전세계 공장 가운데 고비용 공장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GM 본사에 더 많은 투자를 한국에 하라고 주장하기 어렵다.”(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한국 노동자는 교육수준이 높고 회사를 위해 희생적이어서 높은 평가를 받지만 인건비 등 제조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제상황, 성과와 관계없이 매년 월급이 오르기를 기대하는데 이런 노동환경은 빨리 수술해야 한다.”(에이미 잭슨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대표)

17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본 한국의 노동시장’ 특별좌담회에 참석한 외국기업인들은 국내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날 좌담회에는 호샤 한국GM 사장, 에이미 잭슨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대표, 비크람 도라이스아미 주한 인도대사, 미국 산업용 장비 생산업체 파카코리아의 유시탁 전 대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나온 발언들의 요지는 노사 문제 해결을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과 각종 규제 때문에 글로벌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호샤 사장은 “차량 1대 생산에 투입되는 시간이 한국 26.4시간인데 일본 토요타는 24.1시간, 미국 GM은 23.4시간이어서 한국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자동차 업체 근로자 1인당 매출액도 한국은 7억4,700만원으로 일본(15억9,400만원), 미국(9억6,800만원)보다 낮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인은 국내 생산을 해외로 돌리게 만든다. 호샤 사장은 “한국의 노동생산성과 1인당 매출액이 떨어지다보니 한국 자동차의 해외 생산비중이 55%로 국내 생산비중을 추월한다”며 “국내 생산을 유지하려면 연공서열이 아닌 성과 기반의 합리적 임금체계와 시장 수요에 따라 근로시간이 정해지는 노동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EO가 노사관계에 지나치게 신경써야 하는 문제도 지적됐다. 그는 “한국에서는 매년 임금교섭을 하는데 GM이 진출한 세계 30개국 중 이런 나라가 없다”며 “교섭 주기를 길게 하면 사업 예측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곧 노동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와 노사 모두의 신뢰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라이스아미 인도 대사는 “과거 인도에서도 노동관련 법규가 경직돼 있었고 규제가 많았지만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정부에서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시탁 파카코리아 전 대표는 “한때 노사 관계가 좋아 산업평화상을 받았을 정도지만 강성노조가 등장하면서 갈등이 생겨 정리해고를 두고 오랜 기간 소송을 했다”며 “해직자도 회사를 떠났고 손실은 회사가 떠안았는데 노사 모두가 패한 것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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