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엘보’로 알려진 팔꿈치 힘줄 손상 치료에 다른 사람의 지방에서 채취한 동종(同種) 지방유래 줄기세포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선근(사진)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난치성 테니스 엘보 환자 12명의 손상 힘줄에 타인 기증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1㎖당 100만~1,000만개 주입하고, 1년간 경과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포치료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스템 셀즈(Stem Cells)’ 최근호에 게재됐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과사용 증후군 중 하나로, 팔꿈치 관절과 팔에 무리한 힘을 줘 팔꿈치 관절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테니스를 많이 치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해 테니스 엘보라고 명명됐고, 손목과 팔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집안 일이 많은 주부, 컴퓨터를 많이 쓰는 사무직 등에도 많이 생긴다.
현재까지 말 등 동물의 힘줄 손상에 대한 줄기세포치료 결과가 발표된 적은 있지만, 사람의 힘줄 손상에 대한 연구결과는 처음이다.
정 교수팀의 연구결과, 통증 정도를 나타내는 통증척도(VAS: 0~100㎜)가 줄기세포 치료 직전에는 66.8㎜였는데, 치료 후 52주차에는 14.8㎜로 낮아졌다.
팔꿈치 운동 기능을 나타내는 팔꿈치 기능평가 수치(40~100점)도 줄기세포 치료 직전 64점에서 치료 후 52주 경과 후 90.6점으로 향상됐다.
줄기세포 치료 전 초음파 영상에서 확인된 힘줄의 손상 면적도 세로방향 6.46㎜², 가로방향 8.14㎜²에서 치료 후 52주차에 각각 3.06㎜², 4.31㎜²로 줄었다. 이 기간 중 줄기세포 주사에 따른 면역 거부 반응 등 특별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 교수에 따르면 손상된 힘줄의 회복 메커니즘은 크게 3가지다. 주사된 줄기세포가 힘줄세포로 분화돼 손상을 치유할 수도 있고, 줄기세포가 사이토카인(세포호르몬)을 분비해 손상된 부위 주위에 있는 힘줄세포 치유능력을 향상시켰을 수 있다. 이밖에 줄기세포 자체가 염증반응을 줄이는 기능이 있어 통증 감소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지방 줄기세포 치료가 테니스 엘보로 인한 팔꿈치 힘줄 손상 재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대조군이 없는 1상 임상시험이란 점은 한계”라며 “임상 1상에서 힘줄 손상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확인된 만큼 대조군을 둔 2, 3상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