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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에 또 일베가 만든 포스터 등장 시청자들 항의 빗발… 고의 편집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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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에 또 일베가 만든 포스터 등장 시청자들 항의 빗발… 고의 편집 의혹도

입력
2015.09.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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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 합성 사진 방영

경고·주의 받아도 이미 수차례 반복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뒷줄 맨 오른쪽)을 넣어 만든 영화 '암살'의 합성 포스터.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뒷줄 맨 오른쪽)을 넣어 만든 영화 '암살'의 합성 포스터.

SBS프로그램이 또 극우 성향의 인터넷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가 만든 이미지를 방송에 내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미 수 차례 같은 사고를 내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자 시청자들 사이에선 항의가 빗발쳤고 실수가 아닌 고의 편집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16일 방송된 SBS 연예정보 프로그램인 ‘한밤의 TV연예’(이하 ‘한밤’)는 ‘윤은혜 의상’ 등 최근 불거진 연예계 표절 논란을 다루며 영화 ‘암살’을 함께 언급했다. 지난달 소설가 최종림씨가 ‘암살’이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다며 제작사 등을 상대로 상영금지가처분신청과 함께 1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때 ‘암살’ 포스터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방영됐다.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기 위해 일베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 사진은 배우 최덕문(황덕삼 역) 얼굴 대신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넣은 것으로 이날 방송에서 약 10초 간 전파를 탔다.

‘한밤’은 지난 2일에도 병역기피로 실형을 선고 받은 가수 김우주의 소식을 전하며 동명이인 가수 김우주의 영상을 내보내는 등 이달에만 두 번째 방송사고를 냈다. 방송이 나간 후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암살’ 포스터가) 구하기 어려운 사진도 아닌데 고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고인의 명예를 모욕했고 시청자들까지 우롱했다” “공중파 방송에서 이토록 악의적인 조직이 만든 자료를 사용한다니, 차라리 프로그램을 폐지하라” 등의 항의 글이 쇄도했다.

이처럼 격렬한 항의가 쏟아지는 이유는 SBS의 ‘일베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SBS 8뉴스’가 보도한 ‘헌재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합헌”’ 리포트에서 일베가 만든 헌법재판소 로고가 전파를 탔고, 5월에는 ‘관광버스에서 술 마시고 춤판, 처벌은 기사만’이란 보도에서 일베가 만든 노 전 대통령의 육성에 랩을 입힌 음악이 5초 간 나오기도 했다. 두 건 모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및 주의 등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이를 포함해 무려 일곱 차례나 일베 자료를 사용한 SBS는 그때마다 “이중점검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방송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SBS 관계자는 “고의 편집설은 말도 안 된다”고 부인했다. 방송에 필요한 그래픽 자료는 주로 PD를 보조하는 AD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밤’이나 뉴스 같은 생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 시작 직전까지 자료 준비를 할 때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AD가 시간에 쫓겨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을 의심 없이 사용한 것 같다”며 “담당PD가 최종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워낙 사진이 작아 유심히 확인을 못한 실수”라고 말했다.

‘한밤’ 제작진은 17일 오전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방송되지 말아야 할 이미지가 어떤 이유로든 전파를 탄 것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가족 여러분, 시청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해당 방송 분의 다시 보기 영상 서비스도 중단했다. SBS 측은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 프로듀서를 포함한 제작진을 문책하는 등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공염불이 된 대책을 다시 내놨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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