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ing and Speaking
지난번에 이어 Starbucks coffee shop에 대한 이야기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What’s your Starbucks name?’ 같은 우스개 소리가 나온다. 유명 인사들도 거기만 가면 자기 이름이 바뀐다며 비꼰다. ‘And you are…?’라고 물으면 고객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사실은 가명이나 별칭을 줘도 무방하다. 물론 이름이 복잡한 경우 짧은 별칭을 말하는 것이 더 편리한 경우도 있다. 점원이 ‘Can I get a name for your order?’(아무 이름이나 식별 차원에서 말해 주시지요)라고 요청하는데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는가. 문제는 사람들이 얼떨결에 본명을 말하면 점원이 그 철자를 자기 편리한 대로 대충 적기 때문에 발생한다. 고객이 Kerry인 경우, 컵에 ‘Carry’라고 적고 한 쪽에는 ‘Small’이라고 적으면 ‘Small coffee for Carry’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만약 그가 민감한 고객이어서 ‘I am not Carry’라고 버티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기사가 수백만 번 읽히고 회자되는 것을 보면 그만큼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기사에서는 ‘evil, funny, or brilliant?’냐고 반문하는 한편 이러한 논란을 하나의 상술이나 전략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Starbucks의 종이컵에는 ‘Our Barista Promise’라고 적혀 있고 그 바로 아래에는 ‘Love your beverage or let us know. We’ll always make it RIGHT’이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유독 고객의 이름은 right이 아니라 wrong하게 적고 있는 것이다. 중동의 한 아저씨는 자기의 이름이 Shannon인데 컵에는 Somill로 적혀 있어 화가 났었고 그 후 2년이 넘도록 불쾌한 감정이 가시지 않는다고 말한다. 어느 여성은 본명 Marilyn의 발음이 어려울 것 같아 줄여서 Lynn이라고 말했더니 컵에는 여전히 엉뚱하게 Lin으로 적혀 나왔다고도 한다. 한국인의 이름도 서양인에게는 쉽지 않기 때문에 한 번쯤 신경 써야 할지도 모른다.
어떤 대학생 그룹은 점원이 이름을 물을 때 Saddam Hussein(이라크 전 대통령)이라고 대답했다. 또 몇 명의 대학생은 자신들의 이름을 ‘Mom’이라고 했다. 나중에 주문이 나왔을 때 점원이 ‘Mom, your drink is ready’라고 말하자 안에 있던 모든 고객들이 배꼽을 쥐고 웃었다. 아마도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에피소드나 엉뚱한 관행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객의 이름으로 상술을 펼친다고 주장하는 반대 진영에서는 ‘No name bullying, just coffee’(이름 갖고 갑질하지 마라, 커피나 주세요) 같은 말도 나온다. 그런데 갑자기 독일의 문호 괴테의 말 ‘Whatever you can do, or dream you can, begin it; boldness has genius, power and magic in it’(행동이든 꿈이든 일단 일을 벌리고 보라. 용감한 게 장땡이다)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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