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
군용기 헌납·징병제 참여 독려
신문 광고·공직자대회 발언 등 공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1905~1985) 전 전남방직 회장의 친일 행적이 새롭게 공개됐다.
역사연구단체 민족문제연구소(이하 민문연)는 17일 서울 동대문구 민문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주씨의 친일 행적은 일제 시기의 신문 등 1차 문헌자료에 의해 철저히 증명할 수 있다”며 “김씨는 경북지역에서 문명기, 서병조 등 거물 친일파와 반열을 나란히 하며 일제에 적극 협력한 친일파”라고 밝혔다.
민문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937년 경상북도 도의원으로 당선된 후 국민총력경상북도수산연맹 이사, 조선임정보국단의 발기인 및 경상북도지부 상임이사 등 경북 지역 친일 조직의 고위직을 역임했다. 이들 단체는 일제 강점기인 1940년대 일제에 협력하기 위해 꾸려진 대표적인 친일 기구다.
민문연은 김 전 회장의 친일 증거로 그가 1944년 7월 9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게재한 기명 광고를 공개했다. ‘결전은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이라는 제목의 광고는 일제에 헌납할 군용 비행기 구입비를 모으기 위해 게재됐고, 광고 하단에 김 전 회장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는 1943년 9월 8일에도 ‘대망의 징병제 실시,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라는 제목의 징병 참여 촉구 기명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의 친일 행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민문연이 이날 공개한 와세다대학 소장 자료인 ‘징병제 시행에 감사해 미국ㆍ영국 격멸을 결의하는 공직자대회 발언(1944년)’ 에 따르면 그는 이 대회에서 “앞으로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과 자식이 야스쿠니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질 영광을 인식해 모든 것을 신께 귀일하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면서 징병제 참여를 촉구했다.
박한용 민문연 교육홍보실장은 “김 전 회장의 친일 행적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이었다”며 “각종 증거자료로 볼 때 친일인명사전 개정판 수록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준식 민문연 연구위원은 “지난 8월 15일 출간된 김용주씨의 평전 ‘강을 건너는 산’에는 그의 친일 행적이 애국으로 미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열 민문연 사무총장은 “민문연은 연좌제에 반대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선대의 친일행위를 부인하고 왜곡하며 심지어 애국자로 만들고 있다”고 자료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조 사무총장은 또 “김 대표는 친일 독재를 미화했다고 평가 받는 교학사 교과서를 비호하고 한국사 국정화에 앞장 서는 등 역사왜곡을 선도하고 있다”며 “선친의 친일 행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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