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들여 수도권 최대 생태공원 야생화와 철새 어우러진 습지 꾸며
'아시아 도시 경관상' 수상 영예도
16일 오후 경기 김포시 운양동 한강 하구변에 조성된 야생조류생태공원. 중백로로 추정되는 새 서너 마리가 공원 중심부에 있는 생태습지 주변을 노닐었다. 몸집이 작은 잿빛 새들은 이들을 피해 물가를 거닐고 있었다. 새들은 때때로 습지 쪽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설치된 조망마루 난간에 올라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숲을 굽어보기도 했다.
새 뿐만이 아니다. 부처꽃, 설앵초, 뻐꾹채, 비치추, 꽃향유, 금낭화, 큰까치수염, 제비붓꽃 등 이름도 낯선 꽃과 풀들이 가득했다. 이름 모를 야생화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도 공원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야생조류공원 조성을 주장해온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날씨가 추워지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큰기러기가 찾아올 것”이라며 “난개발이 우려되던 지역에 야생조류를 테마로 한 공원이 생기면서 이 일대가 자연스레 철새와 어울리는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김포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철새 도래지인 한강 하구변에 약 200억원을 들여 야생조류공원을 조성했다. 원래 농경지였던 이곳은 백로, 왜가리 등이 찾던 곳이었다. 올해 초 문을 연 공원은 56만7,000㎡ 규모이며 인근 유수지까지 포함하면 크기는 63만9,000㎡에 이른다. 수도권 최대 생태공원이다.
공원에는 철새이야기 길, 사색의 길 등 짧은 코스의 둘레길이 만들어져 있으며 인근에는 새 둥지를 형상화한 에코센터도 자리잡고 있다. 에코센터는 야생조류공원과 한강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한강신도시 홍보관 등을 갖추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에코센터는 위탁 운영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야생조류공원 등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생조류공원은 최근 ‘아시아 도시 경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유엔 해비타트 일본 후쿠오카 본부, 아시아 해비타트협회, 후쿠오카 아시아 도시연구소, 아시아 경관 디자인 협회 등이 아시아 도시의 아름다운 경관을 선정해 세계에 알리려는 취지로 2010년 만들어졌다. 국가, 도시, 기업 등이 응모하는 아시아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한편 아시아 도시 경관 시상식은 10월 27일 후쿠오카에서 있을 예정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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