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군데 입찰 방침서 선회
불필요한 이목 피하려는 뜻 해석
연말 면세점 2라운드 판도 변화
SK가 두 군데 입찰 예정이었던 서울 시내 면세점 재입찰에서 한 군데를 포기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의 “불필요한 과열 경쟁을 하지 말라”는 지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재입찰 경쟁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는 연말에 허가가 만료되는 기존 서울 시내 면세점 재입찰에 당초 내부 방침을 바꿔 한 군데만 참여하기로 했다. 따라서 SK는 25일 마감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재입찰에서 현재 운영 중인 워커힐 면세점에 대해서만 재입찰을 신청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기존 워커힐 면세점 외에 추가로 면세점을 더 늘리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최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재입찰은 서울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과 소공동 롯데면세점, 잠실 롯데월드 면세점과 부산 신세계 파라다이스 면세점 등 현재 운영 중인 4군데 시내 면세점의 허가 기간이 연말로 만료되면서 새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다. 과거에는 기존 사업자들이 연장 신청하면 이를 받아들였으나 이를 바꿔 기존 사업자들도 재입찰 하도록 했다.
특히 이번 재입찰은 지난 7월 실시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선정 당시 탈락한 사업자들이 명예 회복을 노리며 벼르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기존 면세점을 운영하는 SK 롯데 신세계 등이 모두 두 군데씩 진출을 노릴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의 경우 소공점과 롯데월드점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두 군데 입찰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 확대를 위해 부산 외에 서울 입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SK도 지난 7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 입찰에서 다른 업체들을 압도하는 5,500억원의 투자비를 제시하고도 고배를 마셔 이번 재입찰을 벼르며 세 확장을 노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SK가 추가 면세점 입찰을 노리지 않는 것은 그룹에 쏠리는 불편한 관심을 벗어나기 위해서란 해석이다. 최 회장이 특별 사면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굳이 과열 경쟁으로 이목을 끌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SK의 시내 면세점 전략은 공격형 확장에서 수성으로 돌아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시내 면세점을 둘러싼 2차 대전은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세계에 이어 참여의 사를 표명한 두산 등이 치열한 격전을 벌일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 4일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타워에 면세점을 유치하기 위해 ㈜두산에 전담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이외에 아직 도전 의사를 밝힌 업체는 더 없지만 유통업계에서는 마감 임박해서 추가 업체들이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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