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여개社 참여… 국가관 첫 설치
수출시장 한국과 경쟁 가열 전망
일본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방산무기전시회에 처음으로 국가관(國家館)을 개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관은 전시장에 자국의 국기를 내걸고 20여 개 방산업체가 한데 모여 참여하는 것이어서 일본이 해외시장에 무기수출 세일즈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한중 양국이 태국 훈련기 사업을 놓고 격돌하는 사이 일본이 경쟁에 가세하면서 한중일 3국의 무기수출 각축전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일본의 업체들이 정보획득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해외방산전시회에 참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11월 방콕 전시장에서 한일 양국의 무기들이 서로 맞서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4월 ‘무기수출 3원칙’을 철폐해 방산업체들이 무기수출이나 외국과의 무기 공동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족쇄를 풀었다. 특히 내달 1일에는 우리의 방위사업청에 해당하는 방위장비청을 설립해 자위대의 무기개발과 구매를 총괄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국회에서 방사청을 폐지하라고 몰아세우는 우리와는 상반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당시 미쓰비시 중공업 등 3개 업체가 이름만 걸어놓고 실제 전시장 부스를 사용하지 않으며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1년 사이 군사대국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제는 무기 전시장에 국가관을 설치할 정도로 입장이 바뀌었다.
방사청은 이처럼 일본이 무기수출에 본격 나설 경우에 대비해 지난해 관계부처와의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 또한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일본 방위산업 경쟁력 분석과 수출가능성 전망’이라는 비공개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대부분 무기의 기술과 성능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한국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군용차량 전차 등의 지상무기와 자체 개발한 C-2수송기 등 공중무기, 잠수함 소해함 등 해상무기를 예로 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자위대 위주의 내수용 생산에 그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무기수출이 본 궤도에 오르면 가격 또한 낮아지기 때문에 한국의 가격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방위사업 비리에 휘말려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일본은 방산수출 강국이 되기 위해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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