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황에 반도체값 급락… 수출 버팀목마저 '역경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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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에 반도체값 급락… 수출 버팀목마저 '역경의 세월'

입력
2015.09.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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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등 가격 1년새 46%까지 추락

美日 등 생산량 늘려 공급 과잉

최소 6개월 이상 판매 부진 전망도

中 관련산업 육성 저가 공세 가능성

삼성·SK 기술개발로 따돌리기 온힘

상반기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의 부진 속에서도 홀로 든든한 수출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반도체 가격의 국제 시세가 일제히 급락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 구매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인 중국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16일 반도체 업계에서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주력 품목인 컴퓨터(PC)용 D램과 모바일D램, 낸드플래시 등 3대 품목의 가격이 최근 대폭 하락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PC용 D램(DDR4 4GB 기준) 평균 가격은 2.06달러로 한달 새 8.44% 하락했다. 지난해 9월(3.69달러) 이후 서서히 하락한 D램 가격은 1년 만에 약 46% 급락했다. D램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인 낸드플래시(64G 기준) 가격도 지난 1년 간 약 45% 떨어져 이날 현재 평균 2가격이 2.32달러까지 내려 앉았다.

지난달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락한 것은 세계적인 저성장과 맞닿아 있다. D램은 PC 이용이점점 줄면서 수요와 가격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D램이 채워줬는데, 이제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스마트폰 교체가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아 덩달아 모바일 D램 수요도 크게 줄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관련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도 가전과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을 반도체 혼자서 버텨왔는데, 여기에 반도체마저 꺾이게 되면 3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문제는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1,2년 사이 시설투자를 늘리면서 세계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약 16조원을 들여 경기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를 만들고 있고, SK하이닉스도 경기 이천 공장에 준공한 M14 생산시설에서 내년부터 20나노 D램을 본격 양산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국 일본 대만의 반도체업체들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독점적으로 생산했던 미세공정인 10나노급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미국 마이크론, 일본 도시바 등도 생산하면서 4분기에 공급 과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 하락이 최소 6개월 이상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러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사 단계로 몰리는 ‘치킨게임’까지 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대만과 미국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높이고 있지만 상위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현재 56.9%로 압도적이어서 궁지로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이 20% 정도에 그쳐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0억위안(약 23조원)을 들여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다. 만약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시작하면 후발 주자인만큼 출혈을 감수하며 저가 제품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대만 업체 등을 인수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우리 업체들이 살아남는 길은 저가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기술격차를 벌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늘리고 원가를 낮추는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로를 48단으로 쌓아 올린 낸드플래시를 최근 출시하는 등 모바일기기 수요가 높은 V낸드플래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PC용 D램 생산을 줄이고 모바일 D램과 상대적으로 이윤이 큰 서버용 D램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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