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 매매가 역전도 속출
서울 지역에서 전세 재계약을 하려면 평균 7,76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매매가보다 비싼 전세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16일 부동산114가 수도권 아파트 724만 7,052가구를 대상으로 최근 2년간의 전셋값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은 25.8%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35.0%, 23.8% 올랐다.
이런 급등세에 재계약 시 추가로 내야 하는 비용은 서울의 경우 평균 7,760만원에 달했고 인천(4,491만원)과 경기(4,352만원)도 4,0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연봉이3,172만원이라는 걸 감안할 때 서울 지역의 경우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도 전셋값 상승분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집값을 추월하는 전세 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 매매ㆍ전세 거래가 동시에 있었던 수도권 1,291개 단지별 평형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90% 이상인 경우가 155건(12%)이나 됐다. 심지어 이중 29건은 매매가보다 전세가격이 더 비싸게 계약이 이뤄졌다. 서울에서는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한양아파트 전용 60.06㎡의 전셋값(2억8,500만원)이 매매가(2억7,000만원)를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탓에 집주인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등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환금성이 좋지 못하거나 향후 시세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지역은 전세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매매보다 임대를 택한다”며 “이런 지역은 경기가 나빠져 집값이 급락할 경우 깡통 전세가 많아질 수 있으므로 ‘전세금 반환보증’ 등 안전장치를 미리 마련해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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