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시물에 ‘좋아요’버튼만 누를 수 있었던 페이스북에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싫어요’버튼이 도입된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연 페이스북 사용자들과의 타운홀 질의응답 자리에서 기존 ‘좋아요’버튼의 대안버튼의 사용자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용자가 ‘싫어요(dislike)’버튼을 요청해 왔는데, 오늘은 우리가 이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실제로 밝히는 특별한 날”이라고 말했다.
‘싫어요’버튼의 도입은 그 동안 게시물에 대한 반응을 ‘좋아요’버튼으로 단일화한 페이스북의 시스템이 사용자의 다양한 감정 표현을 제한한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작한 페이스북은 11년 만에 전세계 15억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성장하면서 공유되는 게시물의 종류와 이에 대한 반응도 한층 다양해졌다. 그 동안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부고나 시리아 난민들의 소식에 슬픔과 공감을 표현하는 방식이 ‘좋아요’버튼 외에 없는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해 왔다. 주커버그도 이날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감을 표현하는 능력”이라며 “모든 순간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싫어요’버튼의 도입으로 페이스북의 세계가 좀 더 어두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미 대선 시즌을 맞아 ‘싫어요’버튼이 상대방 후보를 헐뜯는 거대한 난장판을 야기하고 사용자들의 염증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사용자들이 깊이 생각하고 있는 모든 주제의 넓은 다양성을 보여줌으로써 사용자를 계속해서 페이스북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의 ‘싫어요’버튼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람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알 수 있도록 이끄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페이스북은 ‘싫어요’버튼 도입 요구에 대해 사용자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해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이 미국의 대규모 웹 포럼인 ‘레딧(reddit)’처럼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레딧에서는 게시물이 ‘추천’과 ‘반대’투표를 통해 화면에 노출되는 순위가 결정된다. 주커버그는 새 기능이 불쾌감을 나타내기 위한 버튼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버튼의 전면 도입 이전에 시험 도입과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즈는 이 버튼이 ‘싫어요’가 될지, 다른 이름이 붙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