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이 예정된 가운데, 15세 미국 소년이 이슬람 수니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시를 받아 교황 테러 계획을 세우다 지난달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고 미국 abc방송이 16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외곽 지역에 사는 이 소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IS에 의해 포섭됐으며, ‘외국 고위인사(교황)’를 대상으로 총기, 폭발물 등 구체적인 테러 공격을 계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국토안보위원장인 마이크 맥컬 하원의원도 13일 “FBI가 교황에 대한 테러 사건을 중단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는데, 그의 언급이 이번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교황은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취임 후 첫 방미 일정을 소화하며, 26, 27일에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벤자민 프랭클린 파크웨이 가족 페스티벌’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신상정보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 소년 용의자는 폭발물 공격 등 테러 지침을 SNS를 통해 얻었으며, 더 나아가 이 지침을 주변에 전파시키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년은 현재 테러조직 지지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방송은 그러나 “이 소년의 행동이 계획 단계였을 뿐, 실질적인 위협으로 실현될 단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소년은 또 정신 건강 관련 문제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bc방송은 “IS가 청소년들의 과격한 테러 행동을 부추기는데 SNS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이번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청소년들은 IS 등 과격 단체들의 메시지에 쉽게 현혹되는 경향이 있다”며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 및 주변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FBI 관계자는 “FBI는 교황의 안전을 위해 미국국토안전부 비밀수사국 등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위협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교황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주 교황의 방미 일정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미 법무부 관계자는 밝혔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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