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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주고 싶지만, 왕좌는 하나

입력
2015.09.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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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최고 타율 구자욱 복귀 앞두고

넥센 김하성 어느새 18홈런 19도루

신인왕 레이스, 막판에 다시 안갯속

구자욱
구자욱

처음엔 김하성(20ㆍ넥센)이 한걸음 앞서 나갔다. 하지만 어느새 구자욱(22ㆍ삼성)이 혜성처럼 등장해 평정하는 듯싶더니 다시 안개정국이 됐다.

구자욱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사이 김하성이 성적을 업그레이드하며 신인왕 레이스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하성은 15일 현재 타율 2할9푼5리로 3할 재진입에 성큼 다가섰다. 타점은 71개로 80타점까지 넘볼 페이스다. 무엇보다 구자욱의 고타율(0.348)에 대적할 기록은 홈런 2개, 도루 1개만 남겨 놓은 20홈런-20도루 클럽이다. 지난주 6경기에서 홈런 1개와 도루 2개를 추가한 김하성은 시즌 18홈런, 19도루를 쌓았다. 남은 경기에서 ‘20-20클럽’을 완성하면 1994년 LG 김재현(현 한화 코치) 이후 21년 만에 고졸 신인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게 된다. 1996년 30홈런-30도루 고지를 밟은 현대 박재홍(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에 이어 신인으로는 역대 3번째 대기록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입단한 ‘중고 신인’이긴 하지만 20홈런-20도루는 신예 선수가 이루기 힘든 호타준족의 상징이다. 관건은 홈런이다. 전반기에만 13홈런을 때린 김하성은 6월19일부터 50여일간 손맛을 보지 못하다가 후반기 5개를 보태며 다시 감을 찾아가고 있다. 김하성이 잔여 14경기에서 3할-20홈런-20도루-80타점을 이룬다면 신인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김하성
김하성

옆구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돼 숨을 고르고 있는 구자욱은 이번 주 복귀를 준비 중이다. 구자욱의 무기는 단연 타율이다. 3할4푼8리로 전체 5위. 1993년 삼성 양준혁이 기록했던 신인 최고 타율(0.341)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 타율을 유지만 해도 가능하지만 떨어질 수도 있어 남은 경기에서 타율 관리가 중요하다. 구자욱도 홈런 11개와 도루 17개를 보태 주루와 장타력도 떨어지지 않는다.

수비로는 백중세다. 김하성은 체력 소모가 많은 유격수를 맡고 있고, 구자욱은 1ㆍ3루와 외야까지 설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약한 소속 팀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김하성이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에 뽑히지 못한 건 아쉽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도 직ㆍ간접적으로 구자욱을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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