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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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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가 만만치 않다

입력
2015.09.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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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5번기 제4국

백 이동훈 3단 흑 박영훈 9단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6 이동훈이 초반에 상변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흑이 큰 이득을 봐서 일찌감치 실리에서 크게 앞섰다. 박영훈도 형세가 괜찮다고 생각한 듯 착수하는 손길이 무척 가볍게 느껴진다. 우선 △때 1로는 참고1도 1로 상변을 지키는 게 보통이지만 박영훈은 우하귀를 끊어서 확실한 현찰을 챙겼다. 또 이동훈이 2, 4로 상변을 제압하자 이번에는 5부터 9까지 하변을 알기 쉽게 집으로 굳혔다. 그 동안 벌어 놓은 실리가 많아서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동훈은 ‘리틀 이창호’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대단히 침착하고 끈질긴 기풍의 소유자다. 형세가 조금 불리한 듯하지만 전혀 서두르지 않고 뚜벅뚜벅 제 갈 길을 걸어갔다. 10으로는 참고2도 1로 붙여서 좀 더 적극적으로 좌변을 키우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동훈은 보다 단단하고 안전한 쪽을 택했다.

일단 미세한 계가바둑으로 이끈 다음 종반 끝내기 단계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을 노리겠다는 뜻이다. 막상 이렇게 진행되고 보니 좌변 일대 백 진영이 엄청 두터워서 의외로 형세가 만만치 않다. 박영훈이 잠시 손을 멈추고 깊은 장고에 들어갔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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