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NC가 프로야구 사상 첫 100타점 타자 세 명을 배출했다.
에릭 테임즈(29)와 나성범(26)이 일찌감치 123타점, 112타점으로 고지를 밟은 데 이어 마지막 주자 이호준(39)이 15일 창원 kt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트리며 99개에서 103개로 늘렸다. 앞선 3경기 동안 시달린 아홉수를 통쾌한 한방으로 넘었다.
이들 세 명이 합작한 타점은 15일 현재 338개다. 팀 타점이 696개인 걸 감안하면 48.6%를 차지했다. 타순에 약간씩 변화는 있지만 이들은 2년간 클린업 트리오로 최고의 시너지를 냈다. 이는 각자 다른 개성과 장점으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물이다.
중심 타자 세 명이 100타점을 넘어설 수 있었던 데는 테임즈의 역할이 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테임즈가 4번에 있고 없고 차이는 정말 크다. 우리 팀에 박병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는 테임즈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타자다. 장타율은 0.781로 1982년 백인천이 보유하고 있는 장타율 기록(0.740)을 넘어설 게 분명할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한다. 또 전인미답의 40홈런-40도루에 도루 4개만 추가하면 달성할 정도로 주루 능력도 갖췄다.
테임즈가 무엇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 플레이다. 단타를 치고 나가더라도 언제든 2루를 훔칠 수 있고, 단타성 타구에도 전력 질주로 2루까지 안착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덕분에 테임즈의 뒤를 받치는 이호준은 득점권에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김경문 NC 감독은 "중심 타자가 베이스 러닝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뿐만 아니라 테임즈는 나성범의 성장 교과서다. 메이저리그에서 총 181경기를 뛰었고 휴스턴의 40인 로스터에 들었던 테임즈를 보며 나성범은 "함께 훈련하고 뛰는 자체 만으로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공교롭게도 나성범은 테임즈 합류 전후 성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2013년 데뷔 시즌에 타율 0.243 14홈런 64타점에 그쳤지만 테임즈가 가세한 이듬해 타율 0.329 30홈런 101타점으로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올해 타율 0.325 25홈런 112타점을 기록 중이다. 또한 데뷔 첫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타자 최고참 이호준은 열심히 치고 달리는 나성범, 테임즈의 존재로 더욱 책임감을 갖고 타석에서 집중한다. 경기가 안 풀릴 때는 남모르게 방망이를 계속 돌리느라 그의 손은 굳은 살 투성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우리 나이로 불혹인 이호준이 3년 연속 20홈런을 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사진=테임즈(왼쪽부터)-이호준-나성범.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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