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의 '핵타선'이 멈출 줄을 모른다. 2013년부터 팀 홈런 1위를 지킨 넥센은 올해도 130경기에서 191홈런을 때려내며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 타율(0.302) 역시 1위로 정확도도 높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크다. 여태껏 팀 타율 3할을 넘긴 팀은 1987년(0.300)과 2014년 (0.301)의 삼성 뿐이다. 넥센이 현재 페이스로 시즌을 마치면 역대 최고 팀 타율을 기록할 수 있다. 삼성이 갖고 있는 시즌 최다 팀 홈런(213개·2003년)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 넥센 타선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심재학 넥센 타격 코치는 "선수들이 스스로에 대해 만족을 못한다. 개개인이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고 싶어하고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서건창이다. 그는 지난해 201안타를 때려내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우고도 올해 팔을 더 들어올리면서 타격폼을 수정했다. 다시 지난해와 비슷한 타격폼으로 재조정했으나 '최고'의 자리에서 만족하지 않는 도전 의식만큼은 빛났다. 심재학 코치는 "서건창은 200안타를 치고도 지난해 아쉬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격폼을 바꾸려고 했다. 유한준도 장타력을 더 올리고 싶어 했다. 선수들 스스로가 커리어 하이를 계속 갱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센은 지난해 40홈런을 때려냈던 중심 타자 강정호(피츠버그)가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게다가 주축 타자들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모두가 '위기'라고 이야기했지만 넥센은 꿋꿋하게 버텨냈다. 심재학 코치는 "기존 선수들의 루틴을 캠프 때부터 지켜주려고 했다.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건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라고 봤다. 고종욱, 김하성, 윤석민, 박동원 등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고, 캠프 때부터 대화도 많이 하고 훈련도 옆에 꼭 붙어서 시켰다. 그 선수들이 잘 해주면서 타이밍이 딱 맞아 들어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누가 뭐라 해도 최고의 타선이다. 하지만 각종 기록에 대한 이야기는 팀 내에서 '금물'이다. 기록은 쫓아가는 게 아니라 따라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재학 코치는 "조금 전에 이야기를 듣고서야 우리 팀 타율이 3할대라는 게 다시 생각났다. 그 정도로 평소에는 의식을 안 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기록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늘 하던 대로 플레이를 이어나간다는 뜻이다. 심 코치는 "선수들에게 '전광판은 쳐다도 보지 마라. 지금 전광판에 뜬 성적보다 시즌 끝나고의 기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시즌이 끝난 뒤엔 넥센이 어떤 숫자를 간직하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p align="left">사진=넥센 서건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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