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은 새롭게 떠오른 '가을 강자'다.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2013년 9월 이후 16승7패 승률 0.696을 기록했고, 지난해도 9월 이후 12승1무5패 승률 0.706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넥센은 팀 승률 1위를 달렸다. 올해도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8월까지 63승1무54패 승률 0.538에 그쳤던 넥센은 9월 이후 9승3패 승률 0.750을 거뒀다. 올해도 9월 이후 승률은 넥센이 1위다.
이쯤 되면 넥센에도 '가을 DNA'가 심어져 있다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 팀엔 가을 DNA가 없다. 평소와 똑같이 레이스를 치러가고 있다. 우리가 치고 나가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을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과 똑같이 페이스를 유지해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유독 넥센이 9월에 빛나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비결은 '체력'이다. 보통 시즌 막판이 되면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넥센은 다르다. 시즌 중 수시로 '자율 훈련'을 실시하면서 체력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왔다. 염 감독은 "4월부터 지금까지 똑같이 체력 유지를 해왔다. 상대팀들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우리가 더 많은 승리를 하게 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쳐있는 다른 팀들 사이로 아직까지 '쌩쌩한' 넥센이 더 돋보이게 된다.
'9월'에는 경기 운영 방식에도 약간의 변화를 준다. 선발이 약해 불펜에 더 많은 힘이 실리는 넥센은 시즌 중 등판 일정과 투구수 관리를 가장 철저히 하는 팀 중 하나다. 하지만 가을에는 선수 기용과 투수 운영이 조금 다르다. 염 감독은 " 선수들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30경기를 남겨두고 선수들에게 '이제 3일 연투도 들어간다'고 이야기 했다. 대신 크게 무리하지 않는 선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주전 선수들에게도 '체력 관리를 더 잘 해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가을은 모든 팀들의 승부처다. 한 해 농사의 결과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총력전을 선언하게 된다. 넥센도 마지막 스퍼트를 낸다. 올해는 '위기'를 넘기면서 더 큰 자신감까지 얻었다.
지난달 말 김민성과 윤석민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고 이달 초 박병호가 오른 손 통증으로 벤치를 지켰지만 넥센은 그 사이 8연승 행진을 벌이며 3위로 점프했다. 염경엽 감독은 "진짜 위기였다. 하지만 선수들이 잘 뭉쳐줬다. 그 시기를 지나오면서 팀이 더욱 단단해진 느낌이다"며 흐뭇해했다. 넥센의 '가을'은 진행 중이다. 염 감독은 "당시 연승을 하면서도 쏟아 부으며 무리를 하지 않았다. 연승이 끝났어도 연패에 빠지지 않은 비결이다"고 덧붙였다. 넥센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사진=넥센 선수단.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