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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매매보다 비싼 값에 전세 계약…'깡통전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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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매매보다 비싼 값에 전세 계약…'깡통전세' 우려도

입력
2015.09.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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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난달 매매와 전세 거래가 동시에 이뤄진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10%가 넘는 단지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가율 90% 이상 단지 중 19% 가량이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웃도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아파트여서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깡통 전세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전셋값이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낮아지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16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8월 매매, 전세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한달간 매매·전세 거래가 동시에 있었던 수도권 1,291개 주택형 가운데 12%인 155건의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90% 이상에 계약됐다.

지역별로 서울은 매매·전세가 모두 이뤄진 405개 주택형 가운데 12%인 48건, 경기도는 766개 주택형 중 13%인 98건의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90% 이상이었다.

인천은 120개 주택형 중 8%인 9건의 전세가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114 김은선 과장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의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매매-전세가격의 차이가 1,000만원 이하로 좁혀진 단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전세가율 90% 이상 단지 가운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주택형도 총 29곳으로 18.7%나 됐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의원이 공개했던 속칭 '무피투자'(피같은 내 돈을 들이지 않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가 이들 지역에선 가능한 것이다.

인천시 동구 송림동 송림휴먼시아1단지 전용 59.99㎡는 지난달 전세가격이 1억7,000만원에 계약된 반면 매매가격은 최저 1억4,924만원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114%에 달했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매매보다 전세 선호도가 높은데 전세 물건은 부족하다보니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에도 전세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은하마을 전용 47.40㎡도 매매가 1억8,800원에 팔린 반면 전세는 이보다 1,200만원 비싼 2억원에 거래됐다.

서울도 매매-전세 시세가 같거나 서로 역전한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한양 전용 60.06㎡는 지난달 2억7,0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성사됐으나 전세는 1,500만원 높은 최고 2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셋값이면 아예 집을 사고도 남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은빛2단지 전용 59.95㎡는 8월에 거래된 매매와 전세가격이 모두 2억4,000만원으로 동일했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와 맞먹을 정도로 치솟은 것은 전세 수요는 많은데 상당수 월세 전환으로 전세 물건은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전세 강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72%, 서울은 70.9%로 1998년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전세 시세 역전 현상이 종종 나타나고 있는 서울 성북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80.1%로 80%를 돌파했고 강서구(77.8%), 동작구(77.4%) 등도 80%를 넘보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매매가격도 뒷받침되면서 집값보다 비싼 전세가 계약되고 있지만 경기가 나빠져 매매·전세가격이 급락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 전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곳에선 전세금 반환보증 등의 안전장치를 미리 마련해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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