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소변에 빨갛게 피가 섞여 나오는데 병원에 꼭 가야 할까요?
정답부터 말씀 드리자면 절대 참으시지 마시고 비뇨기과를 찾으셔야 합니다.
제가 예전에 소변검사에 피가 나오는 상황을 질문 주신 분이 있어 큰 걱정은 하시지 마시도록 답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검사에서 확인되는 것과 육안으로 피가 나오는 것은 상당히 많이 다른 상황입니다.
제가 이렇게 병원을 찾으시도록 강하게 얘기하는 이유는 방광암에 대한 걱정 때문입니다. 피가 나올 수 있는 질환은 크게 염증과 결석 그리고 암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염증과 결석은 대부분 그로 인한 배뇨통·빈뇨·옆구리 통증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그 불편함으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방광암인 경우에는 통증이 없고 간헐적으로 피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일단 처음엔 소변에 피가 나와 놀라서 병원에 가려다가도 피가 멎으면 잊어버리는 분 들이 가끔 계십니다.
이런 분 중엔 결과적으로 진짜 방광암이 있는 상태를 방치해서 병을 키워오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비뇨기과 의사로서 보기에 너무 안타까운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일단 방광암이 의심되면 방광 내시경으로 방광을 들여다 보게 됩니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여 방광내부를 보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기분이 매우 안 좋은 검사이지만 꼭 하셔야 하는 검사입니다. 게다가 이전에는 방광내시경 기구가 직선으로 만들어진 금속기구를 사용하는 바람에 환자분들이 통증까지 아주 심하게 호소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요도의 길을 따라 구부러지는 부드러운 내시경이 도입되어 불편함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방광암도 모든 암이 그렇듯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 암입니다. 방광암의 조기 진단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조기 암과 그렇지 않은 암은 수술의 방법이 아주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기 암인 경우에는 방광내시경 기구를 이용한 간단한 수술만으로 암이 완전히 제거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수술은 내시경으로 방광 내부만 수술하므로 몸 밖에는 수술 흉터 조차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가게 되면 개복하여 방광을 완전히 들어내고 장을 이용해서 사라진 방광의 기능을 대신하게 하고 때로는 소변을 모으는 주머니를 배에 차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이전보다 검사 방법이 매우 편해졌고, 조기에 치료를 하게 되면 간단한 치료로 합병증 없이 지낼 수 있는 병입니다. 질문하신 분이 방광암이라 단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은 검사를 꼭 해야 할 상황 입니다.
이영훈 원장은 비뇨기과 전문의로 비뇨기종양학회와 내비뇨기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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