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차단·자연채광 첨단 공법
지붕엔 투명차음막 세계 첫 설치
설계 8번 바뀌며 공사비 3배로
"年유지비 80억… 돈 먹는 하마 우려"
서울시, 넥센에 반강제적 떠넘겨
상습정체 지역 교통 문제도 숙제
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15일 완공됐다. 2009년 2월 첫 삽을 뜬지 6년 7개월만이다.
2008년 동대문야구장을 허물고 대체구장으로 착공된 고척스카이돔은 사업비 1,948억원을 투입해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1만8,076석 규모,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8만3,476㎡의 완전돔 형태로 지어졌다. 콘서트 등 문화행사 시에는 2만5,000여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야구장 규모는 국제공인 규격(1, 3루 좌우 구간 99m, 중앙구간 122m, 펜스 높이 4m)으로 건립됐으며,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 높이는 일본 도쿄돔보다 5m 더 높은 67.59m다. 지붕에는 소음을 차단하면서도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투명차음막이 세계 최초로 설치돼 완전돔이지만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밝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복합체육문화시설이라는 것이 서울시측의 설명이지만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 고척스카이돔은 무려 8차례나 설계가 바뀌면서 공사비가 3배이상 급증했다.
무엇보다 이 구장의 주인은 8년 목동 시대를 마감할 넥센 히어로즈로 결정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진척된 내용이 없다. 서울시는 돔구장 연간 유지비가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자 넥센에 홈 구장을 반강제적으로 떠넘겼다. 넥센은 목동구장보다 2배 이상의 출혈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목동구장에선 일일 대관 형태로 사용해 구장 사용료와 사무실 임대료, 입장 수입의 10%, 야구장 광고수입의 일부 명목으로 연 40억원을 서울시에 지불해 왔다. 서울시는 돔구장의 냉ㆍ난방 관리비용이 훨씬 더 드는 가운데 돔구장의 희소성이 있어 광고ㆍ관중 수입이 증가할 테니 사용료를 더 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넥센 구단은 “야구장 광고는 포화 상태이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척돔으로 이전하면 오히려 관중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맞서고 있다. 넥센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구단이다. 2008년 창단 초기 “선수를 팔아 연명한다”는 비난을 감수해가면서 전 직원과 선수들의 노력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연간 4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다.
넥센이 80억원에 달하는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돔구장 운영권이라도 줘야 하는데, 서울시는 위탁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목동구장처럼 홈 경기가 있는 날만 일일대관 형식으로 고척돔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기가 없는 날은 서울시가 수익 사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홈 팀의 당연한 권리인 광고권 역시 내년부터 2년간만 한시적으로 구단에 주기로 했다. 넥센 관계자는 “야구 시즌인 3월부터 11월까지라도 광고권과 운영권을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교통문제 역시 풀어야할 숙제다. 관중 접근성이 떨어져 관중 증가 효과가 높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척동은 상습정체구역이고, 도로 폭도 좁다. 주차공간도 승용차 492대에 불과하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안양천변에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고, 사전 예약 주차제 등을 도입해 대중교통을 유도할 예정이다. 또 전철 1호선 구일역 서쪽 출구 공사를 내년 시즌 개막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서쪽 출구가 완성되면 고척돔 외야 입장권판매소와 거리가 300m로 가까워진다. 1호선 급행열차의 구일역 정차와 1호선 증차도 코레일에 요청한 상태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한국 야구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고척스카이돔이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체육복합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우려되고 있는 각종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 서울 서남권 지역의 랜드마크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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