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처벌 기준 ‘들쑥날쑥’ …지난해 부산해경 단속 고작 2건
세월호에 이어 돌고래호 전복사고까지 발생하며 해상 치안이 연일 화두에 오르는 가운데 음주운항 단속 처벌 기준과 일부 관할서의 미미한 실적이 의구심을 낳고 있다.
15일 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관할서별 음주운항 단속 현황은 부산해경 24건(벌금 16건, 과태료 8건), 창원해경 16건(벌금 7건, 과태료 9건), 통영해경 40건(벌금 12건, 과태료 28건), 울산해경 9건(벌금 7건, 과태료 2건) 등이다.
이처럼 벌금과 과태료 처분을 나누는 기준은 크게 선박의 규모다. 해사안전법에 따르면 5톤 이상 선박은 2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을, 5톤 미만은 혈중알코올 농도에 따라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벌금은 전과기록이 남고 과태료는 남지 않는다. 선박 규모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선박 규모에 따른 법 적용에 대해 이견이 적지 않다. 해상사고는 선박의 무게나 승객 수와 무관하게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형평성도 논란이다. 예컨대 창원해경과 통영해경의 음주운항 벌금형 중 각각 4건과 3건은 5톤 미만의 레저보트에 해당된다. 레저보트는 해사안전법이 아닌 수상레저안전법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음주운항을 한 사람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5톤 미만의 배라도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5톤 미만 규정은 과거부터 있었지만 레저보트 규정은 최근 만들어져 강화된 규정이 적용된 것 같다”며 “그러나 해상안전과 형평성 차원에서는 모두 강화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해상 음주단속이 해경의 단속 의지에 달려있는 점도 문제다. 부산해경의 지난해 음주운항 단속 실적은 고작 2건에 불과, 올해(9월 기준)와 전년도의 각각 11건와 비교해 18% 수준에 그쳤다. 반면 창원해경은 2013년 4건, 2014년 6건, 올해 6건으로 지난해와 올해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영해경은 2013년 14건, 2014년 12건, 올해 14건이고 울산해경은 2013년 4건, 2014년 3건, 올해 2건 등이었다.
이에 대해 부산해경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 여파로 조직 내부의 분위기가 뒤숭숭했고 구성원들의 사기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였다”며 “조직이 개편된 올해에는 해상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경찰청은 세월호 사고 대응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해 11월 조직이 해체되고 국민안전처로 편입됐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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