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이완영 등 '전문가' 투입키로
새누리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진용 정비에 나섰다. 노동개혁 관련법안의 처리를 두고 야당과의 일전이 불가피한 만큼 전문성과 전투력을 두루 갖춘 의원들을 포진시키기 위함이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을 대신해 이인제 최고위원 등을 투입키로 했다”고 전했다. 총리 낙마 이후 사실상 의정활동을 접은 이 전 총리를 대신해 노동부 장관 출신으로 현재 당 노동시장선진위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 최고위원을 보임하겠다는 것이다.
노동개혁 관련법안의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는 사실 새누리당 입장에서 볼 때 만만치 않은 상임위다. 무엇보다 여야 의원이 각 8명씩으로 동수인데다 위원장도 야당이 맡고 있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불가능하다.
게다가 현재 라인업만 보면 야당이 새누리당을 압도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영주 위원장은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이고, 같은 당 한정애 의원과 은수미 의원은 각각 한국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출신의 노동 전문가다. 시민ㆍ사회운동 경험이 풍부한 우원식ㆍ이인영ㆍ장하나 의원도 당 을지로위원회 활동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노동현안을 줄곧 다뤄왔다.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출신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노동계 대모’다.
반면 새누리당에선 항운노조 위원장을 지낸 최봉홍 의원이 거의 유일한 노동 전문가다. 또 이 전 총리와 권성동 간사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이어서 의정활동 경험에서도 야당에 밀린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전력 보강 차원에서 이 최고위원과 함께 노동부 관료 출신인 이완영 의원, 한국노총 출신으로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성태 의원 등을 ‘구원투수’로 투입할 방침이다. 또 여야간 논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을 감안해 노동경제학 전공자인 이종훈 의원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어렵사리 노사정 대타협이 성사됐지만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안되면 노동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 논의 과정의 첫 관문인 환노위에서 야당에 밀리지 않도록 전열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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