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5일 금융감독원 상대 국정감사에서 조현준 효성 사장을 집중 성토했다. 조 사장은 여야 합의로 채택된 증인이었지만 재판과 수사에 양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를 불출석 사유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종합국감에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정무위는 당초 효성의 지배 구조 투명성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조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주로 야당이 재벌가 인사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과 달리 조 사장은 새누리당이 먼저 증인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이날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저를 비롯해 저의 부친 조석래 회장과 회사 여러 임직원들은 2014년 1월 회사와 관련된 사안으로 1년 6개월이 넘도록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며 국감 발언 내용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조 사장은 또 “저와 효성 계열사 임직원 10여 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검찰 수사에 미칠 영향도 언급했다. 효성 측은 조 사장이 대표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소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당 보다 여당 의원들이 더 발끈했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조 사장은 효성그룹의 장남으로 전략본부장인데 지배 구조를 모른다는 것이 납득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오 의원은 또 “최근 한 방송에서 조 사장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고 본인은 이에 대해 할말이 많다고 한다”며 “국감 현장에 출석해 의혹에 대해 발언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의 증인 채택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진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재판과 수사를 이유로 국회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여야 간사간 합의를 거쳐 다음달 7일 종합감사 때 (조 사장의) 출석을 다시 요구하겠다”고 압박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조 사장의 비자금 조성과 분식 회계 의혹에 대해 금감원이 즉시 조사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진웅섭 금감원장은 “조사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석래 회장도 2013년 국회 정무위의 증인 채택을 거부한 바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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