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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진 노인 얼굴엔 삶의 진정성 담겨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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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진 노인 얼굴엔 삶의 진정성 담겨 있어

입력
2015.09.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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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화가 '나이 듦' 주제 개인전

극사실주의 회화를 그리는 화가 이상원(80)이 강원 춘천시 사북면에 자신의 이름을 딴 이상원미술관에서 개인전 ‘로병사(老病死)-다시 생(生)’을 12월 6일까지 열고 있다. 극장 간판그림과 초상화를 그리다 뒤늦게 순수미술을 시작한 그가 자신의 미술관을 열고 두번째 여는 개인전이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나이 듦’이다. 이상원 특유의 극사실주의적 기법으로 노인의 주름 가득한 얼굴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예순에 접어들면서 주변의 비슷한 나이 사람들이 늙어가는 모습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는 그는 “노인의 주름진 얼굴 안에서 삶의 진정성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작가는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작업을 하니까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야 하고 건강해진 것”이라 말했다. 춘천시 동쪽 북산면 오항리 조용한 시골에 작업실을 마련해 두고, 현장 스케치를 나가지 않을 때는 작업실에서 아침 일찍부터 그림만 그린다. “한 때는 피로해서 작업을 쉬었더니 오히려 몸이 나빠지더군요. 결국 끊임없이 그림을 그릴 수밖에요.”

이상원은 어려서부터 미술에 재능이 있었지만 미대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18세 때 상경해서 막일을 하다 극장 간판장이를 거쳐 주문제작을 받는 상업초상화가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1974년 돌연히 모든 초상화 주문을 물리치고 순수미술로 방향을 틀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두 차례 입상한 국전(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는 학벌이라는 무형의 장벽을 넘기 어려웠다”고 술회했지만 최초의 민간 공모전인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가치를 인정받았고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상원미술관은 아들 이승형씨가 아버지의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굳이 고향 춘천의 인적 드문 땅에 미술관을 세운 이유를 묻자 작가는 답했다.“서울에 미술관을 세운다 해서 오지 않을 사람이 오는 건 아니잖아요. 난 자연이 좋으니 자연 속에서 내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요.”

글ㆍ사진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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