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건설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크루즈터미널 공사를 재개한다고 15일 밝혔다.
도는 해군의 항만 건설 공정에 따라 지난해 6월 크루즈터미널 공사를 시작했으나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회에서 “주민설명회를 하고 동의 절차를 거쳐 추진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공사를 중단하고 지금까지 협의해왔다. 당시 공정률은 3%였다.
공사 중단 이후 강정마을회는 세 차례에 걸쳐 마을임시총회를 열고 크루즈터미널 사업 수용여부를 논의했지만 주민들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강정마을회는 지난달 31일 열린 마을총회를 열고 더 이상 이 사업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도는 강정마을회의 사업 추진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존중하는 한편 전액 국비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이 시급히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이득보다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사 재개를 결정했다.
도는 또 사업추진 과정에서 마을 안길에 대해 공사차량 이용 제한 등 공사에 따른 환경 및 안전 대책 등을 세워 민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총 사업비 534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1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면적 7,928㎡의 3층 건물을 신축해 크루즈터미널, 주민편익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부대시설로 계류시설, 항만진입도로, 공원, 주차장 등을 조성하게 된다.
해군기지 크루즈부두가 개항하면 제주지역 크루즈 선석이 2선석에서 4선석으로 늘어남에 따라 크루즈 관광객 160만명까지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도는 내다봤다. 또 현재 제주항 크루즈 선석은 8만톤급과 5만톤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지만, 해군기지 크루즈부두는 15만톤급 2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어 초대형 크루즈선박을 제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지리적으로 중국의 크루즈선박 최대 모항지인 상해를 출발해 20시간 이내 도착 가능해 한중일 크루즈 항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시 강정동에 들어서는 제주해군기지는 이달 현재 9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말 준공될 예정이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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