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추승균·조동현·김승기 감독
프로농구 초보 사령탑 승부에 관심
이상민(43) 서울 삼성 감독은 13일 부산 KT전에서 승리한 뒤 “이겼지만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초보 사령탑으로 험난한 데뷔 시즌을 치른 이 감독이 올 시즌을 대하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소감이었다.
그랬던 이 감독이 올해 후배를 3명이나 더 두게 됐다. 추승균(41) 전주 KCC 감독과 조동현(39) KT 감독, 김승기(43)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대행이다. 지난 시즌 말미 허재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을 맡았던 추 감독은 주말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를 했지만 조 감독과 김 감독은 2연패로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들은 2000년대 초ㆍ중반을 풍미했던 프로농구의 간판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추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코치, 사령탑에 오르기까지 KCC(전신 현대 포함)에서만 몸담고 있는 프랜차이즈 멤버다. 현역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답게 화려하진 않지만 공ㆍ수 모두에서 꾸준한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9위였던 KCC는 올 시즌 전태풍과 리카르토 포웰이 새로 가세해 단숨에 6강 후보로 떠올랐다.
조동현 감독은 만 39세로 10개 구단 최연소 감독이다. 현역 시절 3점슈터로 해결사 능력을 과시한 조 감독은 에어컨리그(비시즌) 동안 전면적인 선수단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젊은 나이를 앞세워 프로야구와 축구에서 불고 있는 ‘형님리더십’의 대표주자로 선수단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울산 모비스 코치 시절 유재학 감독에게 배운 지략과 전술을 KT에서 어떻게 접목시킬지 관심사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터보 가드’라 불렸다. 타고난 스피드와 돌파력을 앞세워 상대 코트를 휘젓는 허슬 플레이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사령탑으로는 무거운 발걸음이다. 전창진 전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사퇴하면서 그에게 중책이 맡겨졌다. 리더로서 팀을 살필 시간이 부족했던 가운데 리빌딩이 과제다.
프로농구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전ㆍ현직 선수들이 최근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지난 12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개막했다. 등돌린 팬심을 되돌릴 방법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재미있는 농구다. 그 중심은 새 지휘봉을 잡은 젊은 피들의 벤치 대결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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