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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 뒤덮은 코발트블루 통영 푸른바다와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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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 뒤덮은 코발트블루 통영 푸른바다와 닮았네

입력
2015.09.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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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술관 전혁림 특별전 '통영항'
이영미술관 전혁림 특별전 '통영항'

“(전략) Cobalt blue,// 이승의 더 없이 살찐/ 여름 하늘이 당신의 지붕 위에 있었네.”

화가 전혁림(1915~2010)을 위해 남긴 김춘수 시인의 시 ‘전혁림 화백에게’다. 전혁림은 경남 통영시에서 태어나 푸른 남해를 보며 성장했다. 머릿속에 간직한 코발트 블루가 그대로 화가의 화폭을 뒤덮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응접실에 걸었던 작품으로 유명한 가로 6m, 세로 3m의 ‘통영항’이 그의 대표작이다. 새 물고기 항아리 등을 그린 정물화에도 푸른색은 요소요소에 배치된 오방색의 나머지(흑ㆍ백ㆍ적ㆍ황)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전혁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 ‘백년의 꿈’이 경기 용인시 영덕동 이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는 ‘새 만다라’ ‘통영항’ 등 초대형 작품과 반추상회화, 전통 목기와 도자기 위에 그린 회화작품 등 총 170여 점이 공개됐다.

전시장 2층에는 시인 36명이 참여 화시전(畵詩展)이 마련됐다. 시인 김종길ㆍ김후란ㆍ이근배ㆍ신달자ㆍ문태준 등이 마음에 드는 전혁림의 작품을 골라 손으로 시를 써 그림 옆에 전시했다. 전혁림은 1945년 시인 유치환ㆍ김춘수ㆍ김상옥, 작곡가 윤이상 등과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하고 가깝게 교류했다.

김이환 이영미술관장은 “전혁림 화백은 생전 자신의 그림 속에 김춘수의 꽃이 있고, 유치환의 깃발이 있다고 했다. 시인들과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전시를 구성했”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이며, 10월 3일에는 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전혁림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린다. (031)282-8856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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