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하면서 구체적인 발사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과 문답에서 "세계는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북한이 언급한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이 과연 언제냐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의 과거 인공위성 발사 전례나 이번 발사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10월10일 기념일 이전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번 기념일을 경축하기 위해 연초부터 다그쳐온 만큼 기념일 직전의 발사로 안팎에 끼치는 효과를 극대화하리라는 예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구체적인 날짜도 예고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발표했다"며 "결국 당 중앙의 결단에 따라 언제든 (발사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이어 "북한의 지난 인공위성 발사를 보면 대부분 기념일 이전에 발사했다. 이번에도 한다면 10월5일 전후가 아니겠나"라며 "그렇게 되면 모든 시선을 10월10일로 집중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북한은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는데 대부분 주요한 기념일을 목전에 둔 시점이었다.
2009년 광명성 2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2호를 쏘아 올린 날은 4월5일, 2012년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를 쏘아 올린 날은 4월13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을 각각 열흘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가장 최근인 2012년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이 탑재된 은하 3호를 발사한 때도 12월12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주년인 12월17일 직전이었다.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이 대대로 '9'를 상서로운 숫자로 여겨왔다는 점에서 9일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컨대 매년 한 차례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4월9일에 개최됐다.
다만 로켓 발사에는 날씨 등의 다른 외적인 요소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만큼 변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북한이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는 장거리 로켓 발사의 실패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나 국제 정세 변화로 말미암아 기존 일정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10월16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북한이 이를 염두에 두고 발사 일정을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마감 단계'라고 한만큼 시점이 10일 이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무리해서 10일에 맞출 수도 있지만 부담이 작지 않은 만큼 조심스럽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양 교수도 "(북한 발표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대북 정책 전환만 있다면 연기할 수도, 유보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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