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의 '공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다.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수수료 무료기간을 늘리면서 고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무료 수수료는 기본이고 타 회사 고객에게 펀드 상담을 제공하거나 수신자부담 상담전화를 준비하는 등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앞서 무료 수수료 바람이 일던 2011년만 해도 수수료 무료 적용 기간은 일반적으로 수개월, 길어야 1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1년은 보통이고 최장 5년까지 그 기간이 길어졌다.
거래 수수료 면제혜택을 5년간 제공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일부터 연말까지 직원이 고객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해주는 서비스인 뱅키스 다이렉트에 가입하는 신규 신청 고객에 대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거래분 수수료(0.0142%)를 5년간 무료로 한다. 여기에 1만원권의 상품권도 준다.
KDB대우증권도 방문 계좌 개설 서비스인 다이렉트 플러스 신규 가입 고객에 대해 비슷한 조건으로 2019년까지 주식매매 수수료 무료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휴면계좌를 갖고 있다가 연내에 거래를 재개한 고객이나 신규 고객을 상대로 모바일 주식매매 수수료에 한해 3년간 무료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보다는 짧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신규 고객에게 1년간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주고 100만원 이상 거래 실적을 내면 1년간 더 무료 혜택을 부여하는 '1+1 무료'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올 말까지 제휴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SC은행·농협중앙회·새마을금고)에서 LIG투자증권 계좌를 신규(주민번호 기준)로 개설한 고객에게 계좌개설일로부터 주식은 3년, 선물·옵션은 1년 간 매매수수료를 면제(유관기관수수료 및 제세금 제외)해준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혜택기간이나 조건은 다르지만,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본적으로 '수수료'로 돈을 번다. 증권사 수익구조는 수수료수익, 파생상품 거래이익, 이자수익, 유가증권(주식·채권 등)의 처분 및 평가이익, 기업 인수 및 알선(M&A)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핵심은 위탁매매 수수료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증권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매도 또는 매수 주문을 받아 매매가 성립됐을 때 위탁자로부터 징수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증권업계의 핵심수익원으로 위탁매매 수수료의 수익 비중은 50~60%에 이르기 때문에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면 증권사 역시 수익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의 수탁 수수료 수익은 2013년보다 1,811억원(5.1%) 감소한 3조3,598억원이다. 지난해 주식거래 대금규모는 1,458조7,000억원으로 2013년(1,436조7,000억원)보다 커졌지만 수수료 수입은 감소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내야할 수수료가 없으니 나쁠 것이 없지만 증권사 무료 수수료 경쟁에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수수료 무료 경쟁은 증시침체로 거래대금이 줄고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시점에 하향평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사가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서까지 고객을 유치하려는 데엔 이유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매매 서비스 수수료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졌다"며 "이를 통해 고객을 확보해 자산관리 서비스나 연금저축 등 다른 상품으로 유인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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