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지역에서 중증 자폐증을 앓는 19세 한인 장애인 학생이 온종일 통학버스에 방치돼있다가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LA 카운티 위티어 경찰국에 따르면 A(19) 군은 지난 11일 오후 4시 20분께 위티어 교육청 통학버스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군은 당시 주차된 통학버스 내 통로에 쓰러져 심각한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 A 군은 섭씨 30도를 웃도는 기온에 장시간 통학버스 내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A 군은 평소 말을 잘하지 못하고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도 도움이 필요한 중증 자폐자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을 발견할 당시 차 안의 내부 온도가 섭씨 40도를 넘었고 폭행당한 흔적 등이 없었다는 점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A 군이 통학버스 내에 혼자 남겨져 있었는지 등과 관련해 통학버스 운전기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통학버스를 운전한 운전기사는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현재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와이트 위티어 경찰국 대변인은 "A 군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했다"면서 "부검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A 군의 부모는 2000년 A 군이 4살 때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며, 그동안 LA 인근의 특수학교 등에서 교육을 시켜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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