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지난 2일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꼬마를 조롱하는 만평을 실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13일 터키 일간 데일리사바 등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최신호에서 터키 해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인 아일란 쿠르디를 다룬 만평을 게재했다.
이 만평은 모래에 얼굴을 묻고 숨져 있는 쿠르디의 옆에 ‘목표에 거의 다 왔는데’라는 글과 ‘하나 가격으로 두 개의 햄버거 어린이 세트’라는 맥도날드의 광고를 함께 그렸다.
쿠르디가 숨진 사진은 난민의 참극을 전세계에 알리며 유럽이 난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지만, 이 만평은 쿠르디의 죽음에 대한 의미를 단지 햄버거 한 개를 먹기 위해 유럽으로 탈출했다는 것으로 폄훼한 것이다.
또한 다른 만평에서는 예수로 보이는 남성이 물 위에서 ‘기독교인은 물 위를 걷는다’라고, 옆에는 물에 거꾸로 처박힌 아이가 ‘무슬림 아이들은 가라앉는다’라고 각각 말하는 장면을 그렸다. 유럽은 기독교 국가인데 무슬림인 쿠르디가 와서 목숨을 잃게 됐다는 것으로 종교를 차별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이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샤를리 에브도가 시리아 꼬마의 죽음을 조롱했다며 거센 비난이 일었다. 샤를리 에브도는 그 동안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나체로 묘사하는 등 도발적인 만평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월에는 무함마드 만평에 분노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프랑스 파리 소재 이 회사 사무실에서 총기를 난사해 편집장 등 12명이 숨졌다.
샤를리 에브도는 테러 이후 전세계 언론 자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는데 시리아 꼬마의 죽음을 조롱하는 이번 만평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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