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경찰서는 만 5살 난 아들을 살해한 후 범행을 은폐한 혐의(살인 등)로 비정한 엄마 황모(3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15분께 남양주 자신의 집에서 아들 B(5)군의 손과 입을 결박하고 욕조 물에 집어 넣어 익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황씨는 아들이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남편만 따르자 홧김에 익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이날 집 근처에서 아들을 강제로 끌고 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집에서는 아들의 사진을 고의로 훼손한 흔적과 아들을 결박할 때 쓰인 것으로 보이는 테이프가 발견됐다.
경찰은 황씨가 아들을 고의로 익사 시킨 뒤 옷을 갈아 입힌 후 방에 눕히고 현장을 정리한 후 재빨리 장례를 치러 범행을 감추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황씨가 카센터 직원인 남편과 사이가 경제적인 문제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아들이 유독 남편만 따르자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B군의 누나는 “동생이 방에서 자는데 숨을 안 쉬어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고, 아버지가 집에 와서 119 구조대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황씨는 첫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잠을 자던 중 사망했다"고 거짓으로 진술했다. 그러다가 "혼자 욕조에서 놀다가 익사한 것 같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황씨는 2~3년 전부터 우울증 약을 복용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가정을 돌보지 않고 혼자 아이를 키우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병을 앓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재 황씨가 ‘아들을 사랑했다’면서 범행을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황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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