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대기록이 그렇게 쉽게 나오면 안 되죠."
삼성 장원삼(32)은 팀의 대기록 달성을 위한 마지막 주자다. 그의 '승수'를 향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삼성은 올해 선발 5명 전원 10승 이상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3년간 한 팀에서 선발 투수 4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적은 4차례 있었지만 5명이 모두 선발승만으로 10승 이상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 올해 삼성은 윤성환(16승), 피가로(12승), 차우찬(11승), 클로이드(10승)가 이미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현재 9승에 머물러 있는 장원삼만 10승 고지를 밟으면 역대 최초의 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전반기까지 14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7.65에 머물며 고전했던 장원삼은 한 차례 1군에서 제외돼 휴식을 가진 뒤 완전히 살아났다. 후반기에는 9경기에 나와 4승1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이다. 장원삼은 "후반기에는 운이 조금 안 따르는 면도 있긴 하지만 볼이 좋아졌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보는 사람들도 '좋아졌다'는 걸 느끼는 것 같더라. 그 '시선'을 바꾸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그걸 바꿨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아쉽게 승리를 놓친 경기도 몇 번이나 있다. 지난 12일 넥센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지만 2-0로 앞선 7회 무사 1, 3루에서 마운드를 이어 받은 안지만이 서건창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스나이더에게 역전 투런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팀의 명예'가 걸린 대기록을 앞둔 만큼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지만 장원삼은 '반성'을 먼저 했다. 그는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어야 했는데 너무 부담이 되는 상황을 주고 내려왔다"고 안타까워했다. 팀 내 선발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승리에 머물고 있지만 "대기록이 그렇게 쉽게 나오면 안 된다"며 '여유'도 잃지 않았다.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내심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팀의 기록은 물론이고 지난 2012년부터 3년 연속 꾸준히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꾸준한 역할을 했던 자신의 모습도 계속 보여줘야 한다. 그가 '승리'를 거둔다는 건 팀이 이겼다는 뜻도 된다. 장원삼은 "기회가 온 만큼 기록을 세우면 좋을 것 같다. 우리 팀 선발 투수들이 그 만큼 강하다는 뜻이니 자부심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아무도 못한 기록이지 않나"라며 '역대 최초 선발 5명 10승' 도전에 의욕을 보였다. 이어 "만약 그 기록을 세우게 되면 우리끼리 트로피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사진=삼성 장원삼.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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