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부터 27일까지 독일에서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린다. 필자는 자동차 저널리스트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둘러보러 현지를 방문한다. 앞서 다녀온 기자들에게 방문계획을 이야기하니 한결같이 ‘체력 비축 단단히 하라’ ‘미리 열심히 운동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했다. 규모가 워낙 커서, 보통 사람 체력으로 전시장을 모두 둘러보기는 무리라는 이야기다. 디트로이트와 도쿄 모터쇼 방문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다며 손사래를 친다. 말만 들어서는 짐작이 되지 않지만 조금 걱정스럽기는 하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공식 명칭은 국제자동차전시회(IAA)로, IAA라는 이름의 행사는 1897년 베를린에서 시작됐다. 독일의 수도에서 꾸준히 열린 이 행사는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분단과 함께 베를린이 동독 지역에 속하게 되자 서독의 공업도시 하노버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내 전시공간이 부족해져 1951년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개최장소를 바꿔 지금까지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최지 이름을 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부른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2차 대전 이후 독일 자동차 산업과 나란히 성장하며 규모를 키웠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모터쇼가 급부상하기 전까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규모가 크기로 유명했다. 큰 규모는 오랜 역사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자동차 행사 중 하나로 만드는 이유다.
IAA는 1991년을 기점으로 홀수 해에는 승용차 중심의 행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짝수 해에는 상용차 중심의 행사가 하노버에서 나뉘어 열린다. 해가 갈수록 규모가 불어나 단일 행사로는 자동차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행사가 분리되기 직전인 1989년에는 참가업체 수가 2,000개를 넘어설 정도였다.
이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업체의 적극적 참여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처럼 승용차 중심으로 치러지는 행사에도 참여 부품업체 수가 400여개나 된다. 부품업체가 공급하는 제품이 있어야 자동차가 완성될 수 있어 부품업체 역시 모터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조직위원회는 올해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항목이 210개라고 밝혔다. 완성차뿐 아니라 이륜차, 부품, 기술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왠지 ‘세계 최초’만 둘러보아도 언론 사전공개일 이틀이 금세 지나갈 듯하다. 체력은 걱정스럽지만 지난 봄에 열린 서울모터쇼와는 사뭇 다른 감흥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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