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결승서 동료 빈치 꺾고 정상
첫 우승 최고령 기록 화려한 은퇴
‘기승전 서리나 윌리엄스’가 기대됐던 2015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경기가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기승전 플라비아 페네타’를 위한 무대로 마침표를 찍었다.
1988년 슈테피 그라프 이후 27년 만의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노렸던 서리나 윌리엄스(34ㆍ미국ㆍ랭킹1위)는 아예 결승무대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했다.
플라비아 페네타(33ㆍ이탈리아ㆍ26위)가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로베르타 빈치(32ㆍ이탈리아ㆍ43위)를 2-0(7-6 6-2)으로 물리치고 우승 상금 330만달러(39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33세인 페네타는 1968년 오픈 시대 이후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챔피언 중 역대 최고령 선수로 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페네타를 주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페네타의 종전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성적은 2013년 US오픈 4강이었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 49번째 출전해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은 그는 절정의 순간에 은퇴를 선언하며 자신의 선수 생활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했다. 페네타는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이것이 나의 마지막 US오픈이라고 생각했다”며 “그것은 나의 인생에서 커다란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페네타는 중국 우한과 베이징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에 출전한 이후 시즌과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대를 모았던 윌리엄스는 전날 열린 4강전에서 ‘복병’ 빈치에게 1-2(6-2 4-6 4-6)로 무너졌다.
이날 결승전은 이탈리아인들의 잔치로 벌어졌다. 주니어 시절부터 호흡을 맞췄고 1999년 프랑스오픈 여자복식 우승을 합작한 페네타와 빈치가 맞붙으면서다. 특히 이들은 각각 시모나 할렙(24ㆍ루마니아ㆍ2위)과 윌리엄스를 꺾고 결승에 올라 이탈리아 테니스의 사기를 드높였다. 이날 경기는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직접 관중석을 찾을 정도였다.
페네타의 우승은 이탈리아 여자 선수 중 두 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34)가 2010년 프랑스오픈에서 ‘깜짝’ 우승한 추억을 되살렸다. 1998년 데뷔한 스키아보네 역시 데뷔 12년 만에 프랑스오픈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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