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 성인게임장이나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면서 원활한 증거 확보를 위해 고성능 휴대용 몰래카메라(몰카)를 동원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겉보기에 카메라로 식별되지 않는 시계형 비디오카메라 50대, 단추형 비디오카메라 59대를 구매해 불법 성인업소 단속에 활용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시계형 비디오카메라는 가로ㆍ세로 길이가 각각 45㎜이하로 작고 단추형은 본체를 옷 안에 숨기고 렌즈만 옷 밖으로 보이기 때문에 위장과 휴대가 쉽다.
경찰이 내장 마이크와 적외선 야간 촬영 기능까지 갖춘 고성능 위장 카메라를 사용하기로 한 것은 단속 대상들이 증거를 없애기 전에 범행 현장을 찍어 놓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에는 사행성 게임장에서 이용하는 불법 성인게임기들이 스위치 하나로 불법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있게 기술이 발달 돼 경찰의 단속망을 손쉽게 빠져나가고 있다.
경찰청은 무선통신망을 통해 상황실로 촬영된 영상을 중계할 수 있는 위장형 카메라도 12대 구매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에 구입한 카메라로 찍은 영상은 범행 증거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신명 경찰청장이 최근 “카메라의 모습을 띠지 않은 카메라, 변형된 카메라의 생산과 소지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마련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어 경찰의 몰카 활용 방침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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