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나라 작가 2000여명 참가
CD 활용 설치물 기네스북 도전
백남준 <거북> 국내 마지막 전시
신인 등용문 국제공모전도 열려
세계인의 공예 축제인 ‘201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16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막을 올린다. 주제는 ‘HANDS+ 확장과 공존’이다. 쓰임에서 출발한 공예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면서 변화하고 확장된 과정을 조명한다. 9회 째를 맞은 행사는 다양한 기획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짜였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특별전 예술감독으로도 참가한다. 전세계 45개국에서 내로라하는 작가 2,000여명이 7,500여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축제는 10월 25일까지 40일 동안 이어진다.
거대 조형작품으로 거듭난 담배공장
메인 전시장인 옛 청주연초제조창 건물은 ‘CD프로젝트’를 거쳐 거대한 조형작품으로 탈바꿈했다. 버려진 CD를 모아 건물의 가장 큰 벽면에 붙인 것이다. 벽에 붙은 CD는 총 30만 8,193장이나 된다. CD로 가득한 벽면은 낮이면 반짝반짝 빛난다. 바람과 빛의 세기에 따라 건물이 매 순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CD는 청주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았다. 지난 4월부터는 미국 중국 캐나다 러시아 등 9개국 31개 도시에서도 보내왔다. CD에 소망의 글을 적고 CD를 붙이는 작업도 모두 시민들이 해냈다. 이 조형물은 길이 180m, 높이 30m로 옆으로 누인 63빌딩 규모와 맞먹는다.
개막식 날 완성된 모습을 드러내는 CD프로젝트는 세계 기네스북 ‘CD활용 최대 설치물(The largest display of compact discs)’분야 기록에 도전한다. 전병삼 예술감독은 “ ‘청주(Cheongju)의 꿈(Dream)’ ‘공예(Craft)의 꿈’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 CD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통공예와 첨단기술의 만남
기획전인 ‘잇고 또 더하라’는 공예의 과거부터 현재, 미래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자리다. 전시는 도구 유산 공존 확장 등 4가지 테마로 나눴다. 영국 폴란드 일본 등 12개국 46개팀이 참여해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모해 온 공예의 제작과정을 보여준다. 신소재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폴란드 출신의 인테리어ㆍ액세서리 디자이너인 가브리엘라 리겐자가 3D프린터로 만든 모자와 장식품을 전시한다. 그는 한국의 갓에서 영감을 받은 3D프린팅 모자도 선뵌다. 이 모자에는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새겨 넣었다. 미국 MIT출신의 2인조 너버스시스템은 레이저 컷팅, CNC가공기술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디자인과 생산 과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보케 드 브리는 섬세한 세라믹 작품들을 전시한다.
알랭 드 보통의 시각으로 보는 공예
이번 비엔날레의 특별전에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했다. 비엔날레조직위는 ‘공예와 인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알랭 드 보통과 한국 공예가 15개팀과의 교류를 추진했다. 보통과 참여 작가들은 8개월 동안 현장워크숍과 이메일 등으로 접촉하며 함께 전시의 키워드를 찾고 창작 활동을 진행했다.
알랭 드 보통은 전시 작품의 평을 담은 도록도 집필했다. 이 도록은 기존 형식을 탈피해 미술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졌다. 이 책은 15일 알랭 드 보통의 아름다움과 행복의 예술이란 제목으로 출간돼 비엔날레전시장과 전국 서점에서 판매된다. 알랭 드 보통은 10월 10일 오전 11시~오후 1시 청주대 다목적체육관에서 특별 강연도 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시 준비과정과 뒷이야기, 공예와 함께하는 행복한 삶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의 작품 거북도 특별 전시된다. 거북은 3채널 모니터만 166대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으로 작품가격이 46억원에 달한다. 미국에서 설치전문가들이 청주 비엔날레 행사장을 찾아 직접 작품을 설치했다. 백남준의 거북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비엔날레조직위는 전했다.
페어, 사고파는 즐거움
국제공예공모전은 신인 공예 작가들의 등용문이다. 이번 대회에는 33개국에서 872점이 출품됐다. 수상작 100여점만 선별해 행사기간 전시된다. 작품을 감상한 후 직접 살 수 있는 아트페어도 열린다. 국제공예페어는 공예 ㆍ디자인의 트렌드를 제시하면서 작품을 구매하고 힐링까지 하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꾸렸다. 9개국의 유명 공예공방, 대학의 공예ㆍ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참신한 상품을 내놨다. 국제아트페어에서는 개인작가 380여명과 갤러리 30곳에서 회화 입체 미디어 사진 판화 등 다양한 작품 2,900여점을 전시ㆍ판매한다. 거리마켓에서는 각종 생활공예품부터 서예 그림 등 예술작품까지 구매할 수 있다.
관람객 체험행사도 풍성하다. 칠보 도자기 유리 등의 공예품을 제작하는 코너, 작가들의 작품 제작과정을 볼 수 있는 ‘4인4색 작가체험’코너 등이 마련된다. 어린이를 위해서는 놀이로 공예를 즐기는 ‘키즈비엔날레’ ‘수공예 물고기 낚시 체험’ 등 이색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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