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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돌 맞는 동국대 일산병원, 전국구 일류 병원으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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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돌 맞는 동국대 일산병원, 전국구 일류 병원으로 도약"

입력
2015.09.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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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흑자 기조 탈바꿈

의료진 세대교체 등 혁신 추진

고양에 대형병원들 경쟁 치열

양·한방 협진 시스템 등 강점 살려

3년 내 지역 1등 병원 성장 목표

경주병원·분당한방병원도 지원

태석기 동국대의료원장은 "의료진 세대교체 등 의료혁신을 통해 동국대일산병원을 전국 수준의 일류병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동국대의료원 제공
태석기 동국대의료원장은 "의료진 세대교체 등 의료혁신을 통해 동국대일산병원을 전국 수준의 일류병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동국대의료원 제공

2005년 9월 경기 식사동(食寺洞)에 불교계를 대표하는 양·한방종합병원이 문을 열었다. 바로 동국대일산병원이다. 병원의 입지가 식사동으로 낙점된 건 우연이라기 보다는 필연에 가까웠다. 고려 패망 무렵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이 정사에서 쫓겨나 당도한 곳이 현재 일산병원이 들어선 식사동이었다. 고려 백성들은 패주가 된 공양왕을 돌보지 않았다. 패주가 그나마 따뜻한 밥 한술이라도 뜰 수 있던 곳은 이곳에 있는 사찰이었다. 패주를 돌보다 자신들이 피해를 볼 수 있었지만 스님들은 공양왕을 패주가 아닌 한 인간으로 돌봤단다.

동국대일산병원 전경사진. 동국대의료원 제공
동국대일산병원 전경사진. 동국대의료원 제공

“전국 수준의 일류병원으로 거듭날 것”

태석기(62) 동국대의료원장을 7일 만났다. 태 의료원장은 개원 10주년을 맞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지난 10년간 축적한 병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국대일산병원을 전국 수준의 일류병원으로 만들 것”이라는 다짐으로 말을 받았다. 태 의료원장은 “전국구 병원이 되지 못하면 존립 자체가 힘들다”고 배수진을 쳤다. 병원 개원 후 10년간 무탈하게 병원이 운영된 것에 대한 기쁨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이다.

태 원장은 동국대일산병원의 산 증인이다. 개원맴버로 병원에 합류해 2011년 의료원장을 역임해 그 누구보다도 병원 사정을 꿰뚫고 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가 지난 5월 그에게 다시 의료원장직을 맡긴 이유다. 재단 차원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할 테니 의료원 중흥을 이끌어달라는 무언의 메시지이다.

태 의료원장은 현재 전국구 병원으로의 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 의료원장은 “개원 10주년을 맞았지만 동국대일산병원은 아직 완전 개원 상태가 아니다”며 “병상가동률도 그렇고, 개원 초기에 비해 병원조직도 점점 노후화 돼 개선할 것이 많다”고 했다.

사실 동국대일산병원은 동국대는 물론 불교계에서 미운 오리 새끼였다. 동국대 재정과 함께 불자들의 기금을 모아 병원을 건립했지만 개원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영악화에 시달렸다. 태 의료원장은 “급변하는 의료계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동국대는 물론 불교계에서 신뢰를 상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더구나 의료인이 아닌 행정조직이 병원을 주도하면서 상태가 더 악화됐지만 2010년부터 의료진 등 병원 전 구성원이 헌신하고 노력한 결과 흑자기조를 이뤘다”고 했다.

태 의료원장은 의료진 세대교체 등을 통한 병원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의료진 세대교체 등 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고양시에서 잘 나가는 병원이 아닌 ‘전국구 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이다. 의료계에서는 “병원 조직을 완전 물갈이 하는 개혁은 쉽지만 기본조직을 유지하며 병원을 혁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혁신에 대한 기존조직의 반발과 함께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태 의료원장은 이와 관련, “동국대일산병원 중흥은 혼자만의 힘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낮은 자세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병원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능력이 부족해도 병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구성원은 차별 없이 함께 갈 것”이라면서도 “과거 병원문화에 안주해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이들에게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단호함을 비쳤다. 부드럽지만 강력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양한방 재활 협진 등 장점 살릴 것”

태 원장이 전국구 병원을 표방하고 나선 이유는 병원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양시에는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명지병원 국립암센터 등 대형병원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동국대일산병원은 고양시에 후발주자로 입성한만큼 어려움이 컸다. 신도시로 중산층이 몰려 있는 지역적 특성도 어려움을 더했다. 태 의료원장은 “의료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여차하면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이동할 수 있어 의료서비스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호흡기ㆍ소화기 질환 신경계질환 관절질환 산부인과질환 재활질환 분야에서 동국대일산병원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태 원장은 여기에 더해 “우리는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한방병원이 있다”면서 “이미 재활분야에서 양ㆍ한방협진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보다 시스템을 공고히 해 병원 발전을 이끌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 의료원장은 “전국구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에서 선두병원이 돼야 한다”면서 “3년 내 고양지역에서 1위 병원이 될 것”이라고 구체 목료를 제시했다.

동국대일산병원과 함께 경주병원 분당한방병원 등 의료원 산하 병원의 발전계획도 밝혔다. 태 의료원장은 “최근 몇 년간 경주병원은 법정관리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의료진 경쟁시스템 유도, 외부 의료진 충원, 시설 및 의료장비 개보수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지역종합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태 의료원장은 또 “분당한방병원은 재활분야 특화를 통해 적자구조에서 벗어났다”면서 “양ㆍ한방협진을 통해 지역에서 인정받는 한방병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원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애정을 쏟은 동국대 구성원과 동문, 불자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전했다. 태 의료원장은 “그동안 의료원 사정이 좋지 않아 동국대 구성원은 물론 동문, 불자들에게 감사 말씀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면서 “10년 동안 병원을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이 동국대일산병원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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