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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TBS 시민의 품에 돌려줘야

입력
2015.09.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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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에게 교통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여 시민생활 편익을 증진하고, 유익한 생활정보와 문화, 예술을 보급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1990년 개국한 TBS 교통방송은 2008년 영어전문 라디오 방송채널인 TBS e-FM을 개국하고, 1년 뒤인 2009년에 지상파 DMB TV채널까지 열었다. TBS 교통방송은 지방자치법 제114조와 서울특별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제105조에 의거해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설치,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 산하 31개 본부 및 사업소 중 하나여서, 공무원인 서울시 교통본부 교통정책과장의 지도와 감독을 받는다.

그러나 공영성과 공공성이 생명인 공중파 방송이 서울시 과장급 공무원의 지도와 감독을 받으면서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는 것을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이처럼 운영되다 보니, 그 동안 TBS 교통방송은 서울시와 서울시장의 개인적인 치적 홍보에 방송의 상당량을 할애하는 등 서울시 홍보방송으로 전락해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방송의 원래 목적인 서울시 산하기관의 운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 그리고 건전한 서울시민의 여론 형성 등을 달성하지 못한 채, 서울시 시정방송의 역할에 머물렀던 것이다.

문제는 서울시와 시장에게 종속될 수 밖에 없는 이러한 조직구조 때문에, TBS 교통방송이 그 동안 공공의 자산을 이용하는 공중파 방송으로서의 이념과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TBS 교통방송은 방송사로서의 위상은 약해지고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방송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TBS 교통방송을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 TBS 교통방송이 방송으로서의 공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원래 주인인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TBS 교통방송의 연간 예산 규모는 약 400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약 19%를 광고와 협찬, 그리고 콘텐츠 판매 등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81%는 서울시민의 세금인 서울시 전입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결국 TBS 교통방송은 서울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의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의 방송답게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세금을 사용하는 서울시청을 포함한 서울시 관공서의 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시민의 눈과 입이 되어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역대 서울시장들은 TBS 교통방송을 마치 자신들의 개인 홍보매체인 것처럼 생각하고 서울시와 시장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러한 서울시의 부당한 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앞서도 말한 것처럼 TBS 교통방송이 서울시 과장급 공무원의 지도와 감독을 받도록 되어있는 조직구조 때문이다. 공무원이 관리, 감독하는 조직구조 속에서는 TBS 교통방송이 독립적으로 서울시의 행정과 운영을 시민의 눈으로 감시하고 비판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TBS 교통방송을 서울시 공무원의 직접적인 관리, 감독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TBS 교통방송을 시민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대표성을 가진 인사들이 참여하는 공익적인 이사회가 관리, 감독하도록 하는 서울시 출연 재단법인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TBS 교통방송이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서울시에서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부 서울시 공무원들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서울시 예산은 시민들이 낸 세금이고 그 돈으로 운영되는 TBS 교통방송은 시민의 처지에서 서울시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TBS 교통방송은 한시라도 빨리 서울시에서 독립된 시민의 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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