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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강제노동 유골 첫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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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강제노동 유골 첫 인수

입력
2015.09.1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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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로 끌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한국인 희생자 유골 115위를 봉환하기 위해 현지로 간 대표단이 12일 38위의 유골을 인수하고 첫 추도식을 열었다.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추진위원회’(추진위) 한국 측 대표 단체인 ㈔평화디딤돌은 이날 홋카이도 최북단인 하마톤베츠(浜頓別)에 있는 절 텐유지(天祐寺)에서 조선인 유골 34위를 인수했다. 이 유골은 2차대전 말기인 1942∼1944년 사루후츠(猿拂) 아사지노(淺茅野) 일본육군비행장 건설 현장에 강제로 동원됐다가 구타와 굶주림, 전염병 등으로 사망한 조선인들이다. 한일 공동발굴단은 2005∼2010년 네 차례 발굴 작업을 벌여 이 유골을 수습, 인근에 있는 텐유지에 맡겼다가 이날 되찾았다.

추도식은 한일 양국의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불교식 추도 법회와 한국식 제사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본인들은 불상 앞에서 불경을 외고 합장했고, 한국인들은 유골 앞에서 술잔을 세 번 돌리고 두 번 절하며 예를 표했다. 유족들은 침통한 표정을 짓다가 끝내 오열하기도 했다.

행사를 마친 추진위는 홋카이도 중북부 내륙 슈마리나이(朱鞠內) 우류(雨龍)댐 인근에 있는 절 코켄지(光(日+業+頁)寺)로 이동, 1938∼1943년 건설된 당시 동양 최대 규모(발전용량 500㎾) 우류댐 공사 현장에 강제로 동원됐다가 숨진 조선인 유골 4위를 되찾았다.

코켄지 추도식은 앞서 텐유지와 같이 한일 양국 각자의 방식으로 열린 후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추모식인 ‘이치아루파’로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아이누족은 당시 공사장에서 탈주한 조선인을 마을에 숨겨주며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유골 발굴에 참가한 데 이어 이날 행사도 함께 준비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정병호(60ㆍ한양대 문화인류학과) 평화디딤돌 대표는 추도식에서 “바다 건너 추운 땅에 왔다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면서 굶주림과 추위에 괴로워하다 돌아가셨을 그분들을 생각하니 아픈 마음을 누를 길이 없다”며 “양심적인 일본인들이 있어 수풀 밑에 계셨던 분들을 늦었지만 고향길로 모신다”고 말했다.

이달 18일 부관 페리 편으로 광복 70년 만에 고국 땅을 밟게 되는 유골은 1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장례식을 하고 나서 20일 경기도 파주 서울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장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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